[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불참 등을 두고서 여야 간 입씨름을 벌였다. 야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에 총력 공세를 가하자 여당은 송 전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를 문제 삼으며 맞받아쳤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최순실 씨는 아느냐는 질문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논란의 주역인 차은택 씨에 대해서는 "각별하지는 않지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 대해서는 "교수 시절부터 안 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수석이 대기업 등을 상대로 모금에 나섰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라고 먼저 얘기한 적은 없다"면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모금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가 서로 알고 지냈냐는 질문도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40년간 알고 있으며 서로 절친한 사이로 언니라고 호칭하는 것이 맞냐'는 질의에 대해 청와대가 서면 답변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을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아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나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 실장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겠냐. 처음에 기사를 봤을 때 실소를 금치 못했다"며 "시스템으로 성립 자체가 안된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문 전 대표 비판에 집중했다.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찌질이'라는 비속어를 동원해 우리 당을 비판했다"면서 "제1야당의 대표를 지낸 분이 사용한 단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야말로 입에 담기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07년 UN 북한인권결의안 당시 기권을 결정한 것을 지적했다.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은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이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당 의원들은 대북제재결의안을 결정할 때 북한에 상의 하냐고 이 비서실장 등에게 묻는 방식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우 수석의 문제를 두고서 여야는 국감 시작되지 전부터 의사진행발언 등을 벌여가며 공방전을 벌였다. 여야 간 한참 동안 입씨름이 오간 뒤 정 원내대표가 "감사는 감사대로 진행하고 3당 간사께서 이 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정리해 국감이 진행될 수 있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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