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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力은 國力]"女 CFO 비결, 준비로 기회 잡고 소통으로 위기 넘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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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아 르노삼성자동차 전무
애널리스트 거쳐 美 근무경험 밑거름
친정엄마·남편, 육아·가사분담 큰힘
직장맘, 힘들지만 값진 것 일깨워줘

[女力은 國力]"女 CFO 비결, 준비로 기회 잡고 소통으로 위기 넘겼죠" 최숙아 르노삼성 전무 (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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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여성이 남자와 어깨를 견줄 위치가 되려면 사회 변화 속도보다 앞서 개개인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남과 소통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죠"

최숙아 르노삼성자동차 전무는 여성이 사회적 지위를 다지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로 준비와 소통을 꼽았다. 영문과를 졸업해 기업이나 경영과는 상관없던 최 전무가 국내 외국계 자동차 업체의 첫 한국인 여성 재무본부장(CFO)으로 발탁된 것은 충분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그녀가 그동안 맡아왔던 일들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은 바로 소통이었다.


◆'준비된' 기업 재무 전문가= "영문과를 나와 대학 때만 해도 기업이나 경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때는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첫 취업 후 경제에 관심이 생긴 최 전무는 '제대로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보스턴대학에서 MBA 과정을 공부하면서 재무 분야를 접하게 됐고, 기업금융, 재무분석 등의 수업을 들으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 대학원 졸업 후 최 전무는 삼성증권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여자 애널리스트는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당시 애널리스트는 국내와 국제가 따로 나뉘어 있었는데 국제부서 10명 중 여자는 저 뿐이었어요. 홍일점이었죠."

당시에는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기 시작하던 때로 영어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귀했다. 최 전무는 영어와 재무적 지식 등 당시 업계가 요구하던 인재상에 딱 맞아떨어졌다. 선제적으로 준비를 한 것이 통했던 것이다.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20년 전이라 지금에 비해 데이터베이스가 턱없이 부족해 자료 수집 등으로 밤을 새는 날이 허다했다. 최 전무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공부도 많이 됐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애널리스트로 4년 정도 일한 후 증권사를 나왔다. 본인의 재무적 지식을 기업에서 펼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위기, 소통으로 풀다= 최 전무가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기업에서 일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람과 어울려 하는 일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도 교내 활동에 적극적이었고 친화력이 좋은 편이었어요. 애널리스트는 업무 특성상 혼자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그보다 팀을 이뤄 팀워크를 다지면서 하는 업무가 하고 싶었어요."


이후 최 전무는 포스코, 이베이, 에어리퀴드 등 글로벌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이베이 코리아 재무부장으로 재직시 처음으로 한 기업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이때 본인이 부족한 회계 감사 분야 경험 및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 공인 회계사 시험을 준비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30대 후반의 나이에 에어리퀴드 코리아의 CFO가 되었다.


미국에서 6년간 에어리퀴드그룹의 북미지역본부 전략기획실장 및 미국 자회사의 사업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은 최 전무에게는 가장 큰 인생의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업무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문화적 갈등 등으로 힘이 들었죠. 한국에서는 영어 실력이 뛰어난 축에 속했는데 현지에 가니 언어가 핸디캡이 됐어요. 미국 문화와 습성을 안다고 해도 적응이 쉽지 않았죠." 반년 정도 고생하니 적응이 됐고, 적응이 되자 자신감이 붙으면서 업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또 다른 기회가 왔다. 회사로부터 화학 관련 자회사의 사업담당 부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녀에게는 또 다른 모험이었다. 화학 분야의 B2B(기업 간 거래) 업무는 처음이었던 만큼 힘들었다. 최 전무에게는 정말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최 전무를 믿고 미국까지 따라와 준 가족과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추천해 준 최고경영자(CEO)를 생각하니 도망칠 순 없었다고 한다. 처음 1년은 우울증과 불면증이 올 정도로 힘들었고 건강도 안 좋아졌다.


최 전무는 '하루하루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버텼다. 일을 혼자 할 수 없으니 부하직원들과 소통을 하기로 했다. 당시 최 전무는 조직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고 경력도 짧았던 데다 유일하게 한국인이었다. 직접 나서서 직원들과 함께하며 직원들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 나갔고 팀 협력을 강조하면서 재밌게 일하자고 독려하는 그녀의 진심이 그들에게 전해졌다.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은 든든한 지원자가 돼줬고 힘을 얻은 최 전무도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성과도 따라왔다. 글로벌 대기업과의 협상에 나선 최 전무는 이번에도 준비성을 발휘했다. 재무 관련 내용은 상대방보다 더 꿰뚫고 있었고 계약 내용은 꼼꼼하게 다 외웠다. "가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무엇보다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그리고 '할 수 있다'라는 자기 최면을 걸고 당당하게 임하려고 노력했어요."


장기계약에다 규모가 크다 보니 처음에는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한두 번 성공을 하게 되면서 점차 자신감이 붙었다. 최 전무가 '성공체험'을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자세로 3년6개월을 정신없이 보냈다. 최 전무가 이끄는 사업부는 회사의 실적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부서가 돼 있었다.

[女力은 國力]"女 CFO 비결, 준비로 기회 잡고 소통으로 위기 넘겼죠" 최숙아 르노삼성 전무 (사진=윤동주 기자)


◆일하는 엄마, 힘들지만 값지다= 최 전무가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여자여서가 아니라 엄마, 주부가 되고나서 였다.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육체적으로도 힘이 들었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가족들이 그녀의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친정어머니께서 아이를 도맡아 키워주셨고, 남편은 유연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라 가사를 많이 도와줬어요. 아이는 성장하면서부터 자기 일은 알아서 챙겨서 고마웠죠."


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오히려 딸을 의지하기도 했다. 업무 스트레스로 몸까지 아플 때 딸이 오히려 엄마를 살뜰히 챙기고 보살폈다. 그런 딸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최 전무는 일하는 엄마여서 딸을 많이 챙겨주진 못했지만 엄마가 일하는 게 아이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자립심이 강해 자기 일은 알아서 척척 해 내는 한편 엄마 아빠를 챙길 줄 아는 아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집에 있을 때였는데 아이 친구들이 놀러왔어요. 딸아이가 저더러 회사 출근할 때처럼 옷을 입으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딸이 보기에 출근하는 엄마가 멋져 보였나봐요."


최 전무는 "조직 생활을 하면서 갈등과 위기는 남자, 여자를 구분하지 않고 마주쳐야 하는 현실이에요. 그것을 극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근성이 필요해요. 자기 일과 미래를 위해 지금의 어려움이 투자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 조언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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