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깐깐한 여성 지자체장들이 올림픽 빚잔치 막기에 한창이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이 올림픽 유치신청을 철회한 데 이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경기장 3곳의 건설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고이케 도지사는 1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나 2020년 도쿄 올림픽의 비용삭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취임한 고이케 도지사는 4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의 비용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도쿄 올림픽 개최비용은 당초 예상의 3배가 넘는 3조엔(약 32조4000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수영, 조정ㆍ카누, 배구 등 3곳의 경기장은 경제적 효용 문제가 심각해 재검토 대상이다. 조정 경기장 건설이 차질을 빚을 경우 조정 경기를 한국 충주에서 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을 정도다.
그는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경제부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올림픽인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장도 "낭비를 피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협력하겠다"며 도쿄도와 대회조직위, 정부, IOC가 참가하는 4자회담을 통해 경비 절감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바흐 위원장은 취임 이후 올림픽 개혁을 위한 '올림픽 어젠다 2020 '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OC가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올림픽 유치 활동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면서 개최신청 도시 수가 줄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내년 개최지가 결정되는 2024년 하계 올림픽은 보스턴과 함부르크에 이어 최근 로마까지 발을 빼 파리, 로스앤젤레스, 부다페스트 3도시만 후보에 올라 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올림픽은 투기꾼들의 잔치"라며 최근 유치전 참여를 공식 철회했다.
하지만 IOC와 함께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제경기연맹(IF) 측은 "개최도시로 선정된 뒤에는 룰을 바꿔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 변경은 IF의 동의를 얻은 후 IOC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고이케 도지사의 절감안이 승인되려면 적지 않은 진통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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