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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주말밤 정동에서 대한제국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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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정동 일대에서 야행(夜行) 축제 개최...밤 10시까지 덕수궁, 성공회성당 등 30개 문화시설 개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우리나라가 구한말 전면 개항했을 때 서구 열강들이 근거지로 삼고 서양 신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와 '최초'란 타이틀도 많은 중구 정동에서 대한제국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28~29일 가을 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인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32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서울의 가을 대표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공식 개막식을 갖고 이틀간 밤 10시까지 열리는 정동야행은▲야화(夜花,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 ▲야로(夜路, 정동 역사를 함께 걷다) ▲야사(夜史, 정동역사체험) ▲야설(夜設,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 ▲야경(夜景, 정동의 야간경관) ▲야식(夜食, 야간의 먹거리) 등 6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정동야행은 근대문화유산이 오롯이 남아 있어 한국 근대사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지는 정동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매회 새로운 테마와 볼거리를 선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5월에는 중구의 동별 역사, 10월은 한지축제, 올 5월에는 '덜덜불 골목'으로 불리던 근대 서양 신문물의 도입지 정동의 재현이 주제였다.

10월 마지막 주말밤 정동에서 대한제국 만나다 덕수궁 중화전 팝스오케스트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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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정동야행의 테마는 '대한제국'이다. 고종은 1897년 10월 황제로 즉위하면서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다. 이후 일제에 합병되기 까지 제국의 역사는 덕수궁을 비롯한 정동 일대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10월 정동야행에서는 바로 이 대한제국을 상상하고 느껴볼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대한제국 때 처음 발행된 '대한제국 여권'을 발급받아 덕수궁 돌담길 양쪽에 마련된 대한제국 입국심사대를 거쳐 입국해 대한제국 시기의 의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보는 한편 정동 일대의 지도를 만들어 본다.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으로 반지와 팔찌 등 장신구를 꾸미고, 개화기 고종이 즐겼던 커피 잔을 만드는 체험도 눈길을 끈다. 대한제국의 정동길을 함께 밝힐 청사초롱 만들기는 가족들에게 인기 만점.


정동야행의 추억을 담아 직접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 우체통에 넣어본다.편지는 내년 10월 정동야행(마지막 주 금~토요일)때 받아볼 수 있다.


특히 한복을 입은 발레리나와 비보이들의 주도로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한 연회 '칭경예식'의 현대식 재연(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놓기에 충분하다. 칭경예식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행사로 준비됐는데 콜레라와 국제 정세의 급변으로 거행되지 못했다.


대한제국 선포 후 승하하기 까지 고종이 머물렀던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을 밤늦게 까지 둘러보는 것도 정동야행만의 멋이다. 원래 주말에는 오후5시까지만 문을 여나 특별히 28일과 29일 오후 6시와 7시 등 모두 4회 개방한다. 23일까지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매회당 20명씩 총 80명을 선정해 특별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고종이 황제 즉위식을 통해 대한제국을 선포하는 내용의 마리오네트(줄로 인형을 조정) 인형극이 펼쳐진다. 또 대한제국의 길목(돌담길 초입)에서는 3명의 배우들이 대한제국을 지키려는 고종의 마음을 석고 무인(武人)으로 마임을 선보인다.


정동야행 자원활동가들로 구성된 궁(宮)민들과 호흡을 맞춰 실시간 미션을 통해 고종의 역사를 알아보는 것도 정동야행을 즐기는 한 방법.

10월 마지막 주말밤 정동에서 대한제국 만나다 버스킹 공연


예를 들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대한제국 시기에 들어온 물건을 찾아 사진을 찍고, 해당 시설에 상주하는 궁(宮)민들에게 확인을 받으면 다음 미션을 알 수 있다. 총 3개의 사진미션을 수행하고 SNS에 올리면 간이안내소에서 체험존의 유료 프로그램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동 분수대를 기점으로 정동극장 입구까지 정동의 밤길을 환하게 밝혀줄 홍등거리가 조성되어, 조선시대 축제장의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구 러시아공사관 앞에 위치한 정동공원까지 가면 현재는 보기 힘든 반딧불들이 숲속에 숨어있는 것처럼 반딧불공원이 조성돼 조용하고 깨끗한 대한제국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연인, 가족과 함께 가고 싶은 추천코스로, 정동공원 가운데 하얀 정자에서 사진을 찍으면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28일 오후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뮤지컬 배우이자 성악가인 '임태경'의 콘서트가 열려 그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 다음날인 29일 오후7시에는 감미로운 화음이 돋보이는 '유리상자'와 '자전거탄풍경'의 고궁음악회가 가을 밤을 수놓는다.


지난 해 정동야행 때 큰 관심을 모았던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미국과 영국에서 만든 각각 다른 소리의 파이프오르간 선율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미술평론가이자 학고재 주간인 손철주의 해설로 신윤복의 풍속도화첩(국보 135호), 김홍도 풍속도화첩(보물 527호) 등 한국화를 배경으로 국악을 곁들인 '화통콘서트'는 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이화여고백주년기념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리차드 로'의 토크콘서트는 생소할 수 있는 재즈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게 꾸며진 공연이다. 재즈사의 명 장면들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영상을 통해 쉽게 전달하고, 각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명곡들을 리차드 로의 환상적인 연주로 직접 들을 수 있다.(서울도서관)


또 전문해설사와 함께 하는 정동 탐방 프로그램인 '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에 참여하면 정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90분 동안 구 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옛 대법원청사), 덕수궁 중명전 등을 둘러본다.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없다. 28일 오후6시부터 29일 오후7시30분까지 총 16회에 걸쳐 팀별 20명씩 모두 320명을 대상으로 한다.


개별적으로 관람을 원하는 시민들은 구 러시아공사관과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정동회화나무 앞 등 3개소에 배치된 시설별 해설사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이들은 매시간 정시, 20분, 40분 단위로 관람객들에게 시설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준다.

10월 마지막 주말밤 정동에서 대한제국 만나다 2016 가을 정동야행 포스터


중구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인 '중구 스토리여행'을 이용하면 최첨단 IOT 기술인 '비콘'을 활용해 정동 곳곳에 갈 때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음성해설이 자동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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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동야행에는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중명전, 정동극장, 구 러시아공사관 등 30곳의 기관들이 협업해 밤 늦게까지 문을 활짝 연다.


웅장한 모습과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는 성공회 주교좌성당은 영국인 아더 딕슨의 설계에 따라 착공했으나 자금 문제 등으로 1926년 부분 완공되었다. 이후 영국 렉싱턴의 박물관에서 설계도 원본이 발견되어 1996년 현재의 모습으로 증축되었다.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의 전통건축 양식이 섞여 있는 독특한 건물 형태로 7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35호로 지정되었다. 87년 6.10 민주화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성당 옆에 있는 성공회성가수녀원과 경운궁 양이재도 눈여겨 볼만 하다.


1925년 9월14일 설립된 성공회성가수녀원은 대문을 포함해 외빈관, 피정집, 주교관 등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 국세청 별관 철거로 그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 서양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채롭다.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지만 이번 정동야행축제 기간중인 29일 오후2시부터 2시간 동안 특별히 일반인들에게 아름다운 정원을 공개한다. 23일까지 정동야행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되며, 무작위 추첨을 통해 25일 대상자(80명)를 선정한다.


성공회 뒤편에 위치한 경운궁 양이재(養怡齋)는 대한제국 광무9년(1905년)에 세워진 건물. 1910년까지 귀족의 자제 교육을 전담한 수학원(修學院)으로 쓰였다. 대한성공회가 1912년 이를 임대해 쓰다가 1920년에 매입한 후 건물을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부지 안으로 옮겼다. 현재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주교관으로 쓰인다.


이외 정동의 야간 개방 시설을 방문하고 스탬프 7개 이상 찍어오는 방문자에게 아트캘리그라피 기념 증서를 증정한다. 또 이들에게 10월28일과 29일 이틀간 정동과 북창동, 서소문동, 순화동, 무교동, 다동의 47개 음식점에서 음식을 20% 할인한다. 중구내 40여개 숙박업소에서는 숙박비를 최대 65% 까지 할인한다.


가족들이 정동야행을 둘러보고 저렴한 가격에 인근의 맛집에서 풍성한 음식을 즐긴 후 서울 사대문 안의 전망좋은 숙소에서 가족들만의 오봇한 시간을 보내면 1박2일 동안 도심에서 펜션에 놀러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중구는 가을 정동야행 사진 공모전도 진행한다.
정동야행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10월28일~11월7일까지 정동야행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금상 1명(상금 100만원), 은상 2명(각 50만원), 동상 3명(각 20만원), 가작 10명(각 5만원) 등 총 26명에게 시상한다.



지난 세차례를 통해 32만명이 다녀간 정동야행은 조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도심 야행축제로 발돋움하며 방문객들에게 정동에서의 소중한 추억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밤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문화재청에서 선정한 '2016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1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동야행은 다른 야행축제의 롤모델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문화재 야행 열풍을 몰고 왔다. 또한 세계축제협의회의 '피나클 어워드'에서도 인정받는 등 정동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정동은 참으로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이번 가을 정동야행에도 많은 분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을의 정동은 매우 아름답다.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밤 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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