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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안 잡혀서 못 팔아요"…제주도 식당서 통갈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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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한 현지 가보니
최근 날씨ㆍ어업협상 결렬로 어획량 급감
1박스에 50만원으로 작년보다 2배 비싸

[르포]"안 잡혀서 못 팔아요"…제주도 식당서 통갈치가 사라졌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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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제주)=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조호윤 기자]"갈치가 없어요. 날씨 때문에 어선이 조업을 못 나갔어." 지난 16일 오전 8시. 제주 서귀포항에서 갈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어제부터 어선이 나가질 못해 갈치가 없다"면서 "왕갈치는 먼 바다에서 잡히는데 조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이어 "제주 앞바다에서는 크기가 작은 갈치만 잡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제주시 동문시장 근처 A음식점인에서도 보통 크기의 통갈치구이만 손님상에 내놓았다. 이 식당 최고 인기메뉴였던 11만원짜리 점보통갈치구이는 판매를 중단했다. 제주시에 있는 B갈치조림전문점에서도 귀해진 갈치로 가격이 지난 5월보다 5000원 오른 11만~1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해 판매 가격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다. 식당 관계자는 "생물 갈치로만 요리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갈치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최근 날씨, 한일어업협정 결렬 등의 영향으로 갈치 조업이 어려워져 최상급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제주산 갈치 값이 비상이다. 지난 6월 말 결렬된 한ㆍ일 어업협상이 현재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어가들이 100일 넘게 조업에 나서지 못해 어획량이 급감한 탓이다. 일본 해역 조업 중단은 지난 7월1일부터 시작됐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내에서 제주산 갈치 1박스(상품)는 작년보다 2배 비싼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범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ㆍ일 양국의 협상이 결렬됐을 당시 해양수산자원부는 "협상 결렬이 지속될 경우 갈치 가격은 20%가량 오를 것으로 본다"며 "특히 제주도 갈치 어선들의 수입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후기 제주지역 갈치(신선냉장) 산지가격도 전기 대비 35.5% 상승한 kg당 2만7561원에 거래됐다. 이는 제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갈치의 중ㆍ대형어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제주산 갈치 중ㆍ대형어 물량은 9월 전기(616t)보다 크게 감소한 8t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시 내 피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어가들은 갈치 제철(7~10월)을 맞았지만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한 어민은 "갈치 하나로 생활하는데 벌이가 없어 막막하다"며 "작년에는 어선 하나당 1억원을 벌어 기름값도 내고 일당도 줬지만, 올해는 작년 벌이의 30%도 채우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중간 유통라인도 무너지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수산물 전문 유통업체 관계자는 "어민들의 고통도 크겠지만 갈치를 납품받아 판매하거나 가공 후 재판매하는 중간 소수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갈치를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 등 업장들은 벌써부터 직원들을 감축하고 있고, 미리 사놓은 포장 기계는 가동 조차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소비자들의 부담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산지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면서 시중 판매가도 연쇄적으로 인상될 조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산지가격에 10~15%의 마진을 붙여 책정돼 온 판매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주산 은갈치의 경우 고가 상품인 탓에 대형마트보다는 주로 백화점,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다.




서귀포(제주)=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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