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인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세무당국의 이중과세 문제로 겪던 어려움을 해소할 길이 마련됐다.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아 개정된 한국-인도 조세조약의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최근 발효됐다.
한-인도 조세조약은 1986년 처음 제정돼 발효된 이후 30년이 지나면서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간 국내 법령과 국제규범 등 변화한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인도와의 교역규모는 1990년 7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62억달러로 약 23배 급증했다.
이에 국세청은 2005년 5월 이후 9년에 걸쳐 인도와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2014년 협정 개정이 타결됐고 지난해 4월 서명을 마쳤다.
이번에 발효된 조세조약의 핵심 개정 사안은 이전가격과세(Transfer Pricing Taxation)에 대해 양측 과세당국간 상호합의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전가격과세란 기업이 외국의 특수 관계자와 거래하면서 정상가격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해 조세를 회피했을 경우, 그 가격 차이 만큼에 세금을 물리는 것을 말한다.
이전가격과세는 통상 고액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기업에 상당한 자금압박을주고, 본국 세무당국과의 이중과세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이전가격과세 문제가 생겨도 현지 법정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밖에는 별다른 권리구제수단이 없었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해 말 한-인도 조세조약 발효 이후 즉시 상호합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하고, 상호합의가 개시되는 경우 부과된 세금의 징수를 최장 5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세청은 "이번 한-인도 조세조약 발효를 계기로 양국 간의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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