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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술 '전통酒' … 스토리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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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 우리술 포털ㆍ술 기행 등 콘텐츠시장 확대

막걸리, 국내 술 소비 9%대 성장…"주세, 지방세 전환 등 전략 필요"


소통의 술 '전통酒' … 스토리가 있죠 허시명 교장이 지난 7일 경복궁 막걸리학교에서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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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똑같은 술을 마셔도 술맛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매우 커요. 나를 위해 정성껏 차려진 밥 한 끼를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본능의 감각을 충족시키는 잘 빚은 술 한 잔은 일상의 고생 끝에 맛보는 '위로 주(酒)'가 됩니다."


술평론가이자 여행작가로 잘 알려진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55)은 '어떤 술이 좋은 술인가'라는 물음에 이 같은 현답(賢答)을 내놓았다. 술이란 동서양 가릴 것 없이 만인이 소비하고 즐긴 음료이지만 정작 그 맛을 음미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데는 인색한 이들이 많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술의 역사와 맛을 가르치는 '술 선생'이자 시음ㆍ제조ㆍ기행까지 아우르는 문화체험 안내자로서 그는 지난 7년간 국내외 유명 양조장을 누비며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빚어낸 인물이다. 2000년대 중후반 분 국내 전통주 소비 바람과 더불어 막걸리학교는 지난달 31기 수강생들을 맞았다.

허 교장은 지난 7일 서울 사간동 막걸리학교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우리 전통주로 약주, 청주, 소주 다양한 술이 있지만 막걸리는 88서울올림픽 이전까지 농업권 새참 문화와 함께 가장 많이 마신 술"이라면서 "세계 성인의 80%가 보리를 주재료로 한 맥주를 소비하고 있지만 중국, 인도 등 쌀 문명권에서는 한국이 저알코올 탄산음료 분야에서 가장 발달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발효주인 막걸리는 맑은 술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짜 만든다. 대체로 빛깔이 흐리고 텁텁한 맛을 낸다. 현재 전국의 크고 작은 800여개의 양조장에서 다양한 특색을 지닌 지역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장수막걸리, 부자막걸리, 교동생막걸리, 소백산쌀막걸리, 가평잣막걸리 등 그 이름을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상품군이 다양하다.


허 교장은 "이중 전국유통망을 지닌 상품은 10%가량으로 대부분은 지역 내 수요를 기반으로 근거리에서 소비된다"면서 "2009년 국내 술 소비량의 4%에 불과했던 막걸리는 2012년 10%대에 진입했다가 지금은 9%대에 머물고 있다. 한창 때의 인기보다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주종이나 전체 소비량은 2배 이상 늘어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위 명주라고 하는 술은 반드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산세와 지형 등 지리적 환경 특히 어떤 토양에서 어떤 농산물로 빚은 술인가에 따라 술 고유의 개성이 만들어지고 그 지역의 이름을 실어낼 수 있는 특산물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그는 탁자 위에 놓인 '오미자 생막걸리'를 손에 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 있는 문경주조가 만든 술로 알코올 도수는 6.5%, 국내산 백미와 올리고당, 물엿 등이 재료로 쓰였고 국내산 오미자가 2.4%가량 들어갔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처럼 이야기가 담긴 체험 위주의 교육은 그가 막걸리학교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개설되는 강좌는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3ㆍ6ㆍ9ㆍ12월) 절기에 따라 일 년에 4차례 여는데 한 기수당 35여명이 참여해 막걸리 문화변천사부터 첫술 빚기, 양조장 현장답사, 막걸리 칵테일 제조 등을 배운다.


그는 막걸리학교 외에도 '천연발효 식초학교' '청주학교' '실전 소주학교' '한국 명주학교' 등 10여가지 콘텐츠를 함께 운영한다. 막걸리학교와 한국명주학교를 하나로 묶은 브랜드 '문화공간 술의학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우리술 교육훈련기관' 제2호이기도 하다. 올해 여름에는 지역별 양조장 위치와 축제정보, 사진 갤러리로 구성된 '우리술' 포털(www.koreasool.kr)을 개설했다.


그는 "2009년까지만 해도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전통주는 한식 트렌드와 더불어 연령대별 소비층이 다양해졌다"면서 "이를 겨냥한 프리미엄 막걸리업체가 40개 이상 새로 생긴 데다 지난 2월 시행된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제도를 계기로 벤처ㆍ창업 아이템으도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주가 꾸준히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세인 주세를 지방세로 돌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재정 투자와 정책 추진이 이어지고, 이를 통해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시 평도가 고향인 허 교장은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후 중앙대 민속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인하대 한국문화콘텐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샘이깊은물' 기자를 거쳐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사업 책임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 품평회 심사위원, 국세청 주류품질인증 심사위원, 한국여행작가협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술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막걸리, 넌 누구냐?', '술의 여행' 등이 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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