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회를 통해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의지를 내보였다. 그날 이후 관피아 척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르며 공직사회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퇴직공무원 산하기관 재취업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동'의 공직사회가 감추고 있는 속내를 적나라하게 내보이고 있다.
우선 관피아 척결에 시발점이 된 해양수산부에서도 여전히 관피아 낙하산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해수부를 퇴직한 후 재취업한 10명 가운데 9명이 산하기관이나 관련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가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임직원 재취업 현황을 보면 2013년 해수부 출범 이후 퇴직공직자 재취업자 86명 가운데 77명은 산하기관과 관련 민간업체에 재취업했다.
이 가운데 8명은 경력경쟁채용이나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재취업한 이른바 '회전문 인사'였고 44명은 산하·유관기관, 25명은 해수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수부 산하기관에 재직 중인 해수부 출신 임직원은 19명이다. 이 가운데 12명은 세월호 참사 이후 재취업했다. 특히 해수부 산하 21개 소속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81%에 달하는 17명이 해수부 출신이었다
황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해피아가 잔존하는 것은 해양수산부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우리나라도 공직자의 재취업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퇴직 공무원이 대거 농협중앙회에 취직하고 있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 이후 농식품부 고위직 퇴직공무원이 5명이 농협중앙회에 채용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3명 농식품부 출신인사들이 농협중앙회 고위임원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최소 1억원대에서 많게는 2억92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농협에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명 가운데 4명은 현재 퇴직을 했다.
더군다나 농협중앙회도 고위임원 출신 퇴직자가 22개 계열사, 자회사 주요 임원으로 재취업한 사례가 2010년 이후 96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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