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미용실에 100여명 몰려
대출이자 내고도 월 135만원 수익 가능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부동산 경매에서 상가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에 있는 전용면적 40㎡(12평) 내외의 미용실 경매에 99명이 몰렸다. 바로 옆 토스트 가게에는 44명이 몰려 모두 감정가의 130% 수준에 낙찰됐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임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소형 점포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경기도 고양 덕양구 성사동에 있는 전용 40.95㎡ 규모의 미용실 첫 경매에 응찰자 99명이 몰려 감정가(3억7900만원)의 133.5%에 달하는 5억600만원에 낙찰됐다. 근린시설·아파트형공장 등을 포함한 상업시설 역대 최고 응찰자 수다.
이 미용실은 주상복합 상가 중에서도 1층 대로변에 있어 같은 층의 상가보다 월 임대료가 높다. 현재 미용실은 3000만원에 매달 197만원을 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임차인이 배당을 신청했기 때문에 낙찰자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 낙찰자는 미용실 임차인과 임대계약을 다시 맺거나 본인이 직접 다른 가게를 열어 운영해도 된다. 낙찰자가 연 3%에 낙찰액의 60%인 약 3억원을 대출받는 경우 이자는 매달 75만원(연 900만원) 수준. 월세를 더 올리지 않고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월세(200만원)를 받는 경우 매달 135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미용실 낙찰자는 바로 옆에 있는 같은 규모의 토스트 가게도 똑같은 낙찰가율로 경쟁자인 43명을 제쳤다. 감정가(3억7900만원)의 133.5%인 5억600만원을 써냈다. 토스트 가게 월세는 미용실보다 약 10만원 높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가 아닌 방법으로 미용실 상가를 인수하는 경우 적어도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줘야하지만 경매는 이런 부담이 없다"며 "또 임대계약 시점이 각각 2011년, 2013년이기 때문에 월세를 더 올려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미용실과 토스트 가게가 위치한 주상복합 상가에서만 7건이 경매에 같은 날 부쳐졌다. 하지만 전용 21~35㎡(6~10평) 규모의 컴퓨터가게와 뜨개질가게 점포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상가 안쪽에 위치해 이전 임대료가 22만~30만원 수준으로 낮은데다 뜨개질가게는 현재 공실이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매가 아닌 방법으로 미용실 상가를 인수하는 경우 적어도 수천만 원의 권리금을 줘야 하지만 경매는 이런 부담이 없다"며 "또 임대계약 시점이 각각 2011년, 2013년이기 때문에 월세를 더 올려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수도권 상업시설 경매에는 물건당 3.4명이 몰렸다. 올 1월 2.7명보다 약 0.7명 늘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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