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부추긴 개발·중개 업체 45개 적발
중앙·지방정부 연일 부동산 규제책 쏟아내
주택 매입 조건 강화 및 제한 등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거품 붕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경기 통제를 위해 전방위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주택 매입 조건을 강화하거나 구매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 개발·중개 업자를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조사에도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경절 연휴 기간인 3일 중국 주택도시건설부가 베이징 루이팡부동산개발, 상하이 훙민부동산관리, 선전 중즈자본투자, 쑤저우 헝리부동산 등 45개 부동산 업체의 법규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허위 광고나 악의적인 소문을 유포하면서 시장 과열을 조장하고 분양 주택을 선매해놓고 분양 시기를 늦추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긴 혐의다.
쓰촨성 청두에서는 중더훙구투자라는 부동산 업체가 한 남성에게 아파트 60채를 한꺼번에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업체는 즉각 아파트 분양 관련 인가를 회수 당했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중앙정부의 움직임을 읽은 지방정부도 연일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7~9월 허베이 쑤저우 난진 우한 샤먼 항저우 등 6개 지역에서 주택 담보 대출 조건이나 주택 매입 조건을 강화하고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 등을 발표했다.
난징은 주택 1채 이상을 갖고 있는 외지인은 신규 분양 주택뿐만 아니라기존 거주 아파트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고 난징 후커우(戶口·호적)를 가진 주민이더라도 2채이상 보유자는 신규 분양 주택을 살 수 없도록 했다.
항저우에서는 주택 구입 시 은행 대출 비율을 50%로 낮추는 한편 부동산 구매를 통해 현지 후커우를 얻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 청두는 신규 분양 주택은 1채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고 정저우는 2채 이상 주택을 가진 후커우와 1채 이상을 가진 타 지역 후커우 주민에 대해서는 180㎡ 이하 주택 매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시는 주택 담보 대출 상한 금액을 70만위안에서 60만위안으로 낮췄다.
중국 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0대 도시 신규 분양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2.8% 오른 1만2617위안(약 209만원)으로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 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가 오히려 투기 심리를 자극해 일부 도시에서는 신규 분양 주택 청약 건수가 늘기도 했다"며 "부동산시장 안정 효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