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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감]원전 지질 조사…"베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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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옥 의원, 신고리 5·6호기 지질조사 15년 전 신고리 1·2호기 자료 그대로 베

[2016 국감]원전 지질 조사…"베끼면 돼!" ▲경주 지진발생지점(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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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허가 과정에서 15년 전의 신고리 1,2호기 건설허가 과정에서 조사한 지질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설허가 심사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KINS)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건설허가를 내 준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단층 조사결과도 위치와 조사방식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문미옥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수원의 '신고리 5, 6호기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과정에서 추가 지질 연대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신고리 1, 2호기 건설허가 서류에 첨부된 2001년 지질 검사결과를 그대로 차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원전 지진 위험성을 평가하는 핵심 사안은 원전 주변 단층의 과거 활동여부와 활동시기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질학계에서는 단층비지(단층운동으로 암석이 부서지면서 생긴 점토)의 연대를 측정해 단층활동(지진)의 시기를 확인한다. 문제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과정에서 베껴낸 신고리 1, 2호기의 단층비지 시료 채취의 위치와 조사방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를 보면 원전 부지반경 40㎞, 8㎞, 1㎞ 간격으로 상세 지질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 신고리 5, 6호기 반경 40㎞ 내에는 최근 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과 월성원전 인근의 울산단층, 고리원전 인근의 일광단층 등 동남권 주요 단층이 포함돼 있다.


한수원은 당시 조사에서 인근 10㎞ 안팎의 지층에서 단층비지를 수집해 분석했다. 활성단층이 모여있는 양산단층에 대한 단층비지 조사를 생략한 셈이다. 한수원의 단층비지 조사결과는 KINS와 기존 학계에서 통용되는 조사와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단층활동의 시기를 4000만 년 전후로 측정한 것이다.


이는 제4기 지질시대(약 180만 년 전) 이후 양산·울산·일광단층에서 활발한 단층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KINS의 단층 활동 조사결과와 완전히 다른 결과이다. KINS는 당시 과학기술부의 요청으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6년 동안 79억 원을 투입해 '원전부지 지진 안전성 평가 기반 기술 개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양산단층은 최근 180만 년 이후 7회 활동(지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단층은 180만 년 이후 9회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리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일광단층은 180만 이후 최소한 4회 이상 활동한 것이 확인된다. 고리원전 인근의 단층활동 시기를 4000만 년 전후로 측정한 것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수원 측은 이에 대해 "일광단층에 대한 추가 조사 때 굴착 작업을 통해 토양의 샘플을 채취해 연대 측정을 했고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해명했다.


문미옥 의원은 " 원전 지질분석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고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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