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후쿠시마 사태 이후 멈췄던 이카타(伊方) 2·3호기 원전이 최근 재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오이타(大分)현 주민들이 원전 운전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오이타는 벳푸·유후인 등과 함께 일본의 유명 온천 휴양지로 꼽히는 곳으로, 오이타현은 이 원전에서 5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오이타현 주민 248명은 지난 28일 이카타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시코쿠(四國) 전력을 상대로 이카타 2·3기 원전의 운전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오이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주민들은 소장에서 "이카타 원전은 남해트로프 거대 지진의 진원지뿐만 아니라 중앙구조선 단층대에서 고작 수 ㎞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며 "이 단층대를 따라 일어난 구마모토 지진에 이어 (비슷한 지역에서)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난다면 오이타도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트로프는 해저에 위치한 가늘고 긴 계곡을 뜻하는 단어로, 남해트로프는 100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오는 거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소장 제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세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건강 문제 등의 피해가 가장 큰 논점"이라며 "원전 사고를 다시는 일으킬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약 2년간 이어지던 일본의 '원전 제로' 상태가 종결되면서, 이카타 3호기는 지난달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2호기는 가동이 중지된 상태이며, 1호기는 폐로될 방침이다. 지난 3월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도 피폭자들이 이카타 원전 운전금지를 요구한 바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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