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훈토론회에서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바꿔야" 주장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와 시장 주도 성장의 그늘이 '각자도생' 사회를 만들었다"며 "국민권력시대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 시장은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바꿔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은 대한민국 시스템, 룰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권은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서 주요 국정과제가 대통령 한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며 "민주주의는 후퇴했고,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은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조직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권을 질책했다. 박 시장은 "불 끄는 정치가 필요함에도 정치는 불을 내고 심지어 부채질까지 하고 있다"며 "'불'평등의 불, '불'공정의 불, '불'안전의 불, '불'통의 '불'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죽음 앞에서도 국가는 진상규명과 사과조차 하지 않은 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의 국가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위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패한 시장이 초래한 99대 1 사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사회복지 예산은 비용이 아닌 국가투자"라며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고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주도 성장시대에 맞춰진 정부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며 "노동, 복지와 환경 기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에 최적화한 정부조직으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북핵은 절대 용납될 수 없지만 북해 제재와 군비증강을 통한 군사적 대응태세 강화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시장은 "평화공존의 틀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북한 수해에 대한 지원이 새로운 모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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