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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인수전 흥행대박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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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주주로 몸집 줄여 민영화 속도…주인 찾아주기 시장에 통해

우리銀 인수전 흥행대박이 의미하는 것 우리은행 본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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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우리은행의 다섯번째 민영화는 순항중이다. 지난 주말 투자자의향서(LOI)를 받아 본 결과 도전장을 내민 투자자만 18곳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인수하기를 원하는 지분은 82~119%로 매각지분 30%의 최대 4배나 됐다. 본입찰까지 가봐야 명확해지겠지만 현재로선 그야말로 ‘흥행대박’이다.

과거 네차례나 실패했던 민영화와 이번 흥행 대박을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시장의 접근성을 높인 것과 민영화의 취지인 ‘주인 찾아주기’ 논리가 시장에 먹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중 본입찰을 한 뒤 최종낙찰자를 정할 계획이다.


일단 30%를 매각한다면 23일 종가(1만1350원) 기준으로 공적자금 2조3017억원을 회수 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이 2조1777억원 남는다. 이는 기업가치가 오른 내년 하반기 이후 예금보험공사 보유분 21%를 일괄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하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과점주주로 몸집 줄여 민영화 ‘속도’= 현재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은 51.06%다. 예비 입찰의 두껑을 열어보니 과점주주 매각은 ‘신의 한수’였다. 사외이사 추천권도 매력적인 대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입장에서는 독점주주 매각 대비 큰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사외이사 추천권 등 경영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게 된다. 또 일부 지분에 대해선 내후년까지 보유할 수 있어 기업 구조조정 등에 우리은행을 소방수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금보험공사는 정확한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투자자의향서를 낸 곳 중 ▲한화생명 ▲키움증권 ▲동양생명 ▲한국투자증권 ▲일본 오릭스그룹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4~8%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로는 ▲보고펀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헤르마스 ▲홍콩계 베어링 PE ▲홍콩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홍콩계 CVC캐피털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일본계 유니슨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특이한 점은 보고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입장에선 시장에서 주식을 사는 것이 수익률을 내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부분이다. 시장에서는 과점주주간 지분거래를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하겠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에게 되팔 것을 고려한 참여하는 것이다.


◆주인 찾아주기가 시장에 통했다= 그동안 우리은행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은 관치금융 리스크다. 우리은행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40배를 기록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 대비 주가가 현저히 낮다.


정부가 사외이사 추천권 등을 약속하며 일정 부분 관치 리스크를 해소한 것이 이번 흥행 성공의 또 다른 비결로 꼽힌다. 정부는 4% 이상 지분을 갖는 새 과점주주들이 각자 사외이사를 한 사람씩 내세우고 차기 행장도 이들 주도로 선임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 간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해지해 우리은행이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0% 지분 매각 시점은 2017년 또는 2018년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확고한 민영화의지가 확인된다면 본입찰에서도 흥행 대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점주주 후보군과 우리은행 안팎의 가장 큰 우려는 민영화 후 정부의 경영과 인사 개입 가능성”이라며 “주주 중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것이 성공적인 민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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