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6일 정부가 전날 숨진 농민 백남기씨 부검을 시도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과는 고사하고 고인이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막아서다니 정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은 결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유가족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사안은 어떤 것도 강제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국가의 품격은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가시는 길만큼은 편안하게 가실 수 있도록 저희가 반드시 지키겠다"며 "진실을 규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그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비대위원회의에서 "고인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려고 하는 것은 아직도 국가가 고인의 사인을 부정하는 것으로 고인을 두 번 죽게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어제 검찰이 고인에 대한 부검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또 "고인은 물대포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물대포 직사 살수라고 사인을 분명히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 국민의당은 국정감사가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국감을 하는 모든 의원들 및 비대위원들은 상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겠다"며 "지방에서 국감을 하는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빈소를 방문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앞서 경찰은 서울중앙지법에 백 씨에 대한 부검을 신청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진료기록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만 받아들이고 시신 부검에 관한 부분은 기각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