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최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흑인 남성을 사살한 경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일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경관에게 사살돼 숨진 키스 러먼트 스콧(43)의 아내 래키야 스콧이 당시 상황을 직접 찍은 2분가량의 영상이 공개됐다.
용의자를 수색 중이던 경찰은 차에 타고 있던 스콧과 대치하던 중 스콧을 사살했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스콧의 아내가 이 상황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유족 측 주장에 따르면 당시 스콧은 아파트 단지 내 자신의 차 안에서 아들의 통학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아내는 남편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를 가져다주러 가다가 대치 장면을 목격하고 촬영한 것이다.
영상 속에서 아내는 남편 쪽으로 다가가면서 경찰들을 향해 "쏘지 마세요. 무기 갖고 있지 않아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멀리서 경찰이 스콧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외치는 소리도 여러 차례 들린다.
아울러 아내는 "그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총 없어요. TBI(외상성 뇌손상)가 있어요. 당신들에게 아무 짓도 안 할 거예요"라고 호소했고, 남편을 향해 "경찰이 차 유리 부수게 하지 말고 밖으로 나오라"고 반복적으로 외친다.
그 순간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고 아내는 "그를 쏜 것이냐"고 외치며 다급하게 남편 쪽으로 다가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편과 이를 둘러싼 경찰들을 확인하는 데서 영상은 끝이 난다.
사건 발생 장소와 다소 거리감 있게 찍힌 탓에 총격 장면의 구체적인 모습은 담겨 있지 않다. 때문에 이번 영상으로도 경찰의 주장대로 스콧이 총을 들고 있었는지, 아니면 유족이 말한 대로 책을 들고 있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유족 측 변호인들은 "총격이 정당했는지 아닌지를 이 영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영상을 통해 총격 전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격 장면은 경찰이 착용한 보디캠과 경찰 차량에 있던 카메라로도 찍혔지만, 경찰은 이들 영상을 유족 측에만 보여준 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족 측은 이들 영상을 일반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사건 이후 샬럿에서는 3일째 시위가 이어졌고 시위 도중 총격이 발생해 참가자 1명이 사망했다. 현재 샬럿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돼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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