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지네딘 지단 감독(44)은 지난 1월 26일(한국시간) 마드리드에 있는 팀 훈련장 '시우다드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를 따로 불렀다.
지단은 호날두에게 "내가 하는 것을 잘 봐라"고 하고 프리킥을 차기 시작했다. 열 번 차서 모두 골문 안에 넣었다. 호날두가 이어 프리킥을 열 번 찼지만 골은 두 번 뿐이었다.
지단은 호날두에게 "프리킥은 힘과 속도보다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30·레알 마드리드)도 거들었다. 나바스는 "골문으로 오는 프리킥이 제일 무섭다"며 호날두에게 골키퍼들이 가장 막기 어려워하는 프리킥 궤적과 방향을 알려줬다.
호날두는 이제 '무회전 프리킥'만 차지 않는다. 그는 고집을 꺾고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4월 13일에 한 볼프스부르크(독일)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레알 3-0승)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32분에 넣은 프리킥 골, 9월 15일 같은 장소에서 한 스포르팅 리스본과의 2016~2017 챔피언스리그 32강 F조리그 1차전 경기(레알 2-1승)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44분 성공한 프리킥 골이 대표적이다. 그는 모두 오른발로 감아찼다.
무회전 프리킥은 호날두의 자랑이었다. 그는 다리를 넓게 벌린 뒤 회전 없이 낙하하는 프리킥을 잘 찼다. 다른 선수들의 본보기였다. 우리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도 "프리킥을 찰 때 호날두의 무회전 킥을 머릿속에 그린다"고 했다.
효율성은 의문이었다. 호날두는 레알에서 뛴 2009~2016년 프리킥을 142번 차 열세 골만 성공했다. 성공률은 9%. 프리킥 키커 자리도 위협 받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46)은 "호날두가 골을 위해 앞으로는 더 다양한 프리킥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호날두는 프리킥으로 자신감을 얻는다. 프리킥 골이 들어가면 그날 경기에서 필드골도 넣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호날두는 올 시즌에도 프리킥을 전담한다. 지단 감독은 "호날두가 계속 프리킥을 찰 것"이라고 했다. 호날두는 오는 25일 스페인 라스팔마스 에스타디오 그란 카나리아에서 하는 UD라스팔마스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출전한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두 경기에서 한 골 넣었다. 득점순위 공동 선두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 앙트완 그리즈만(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상 4골) 등과 세 골차다. 프리킥 득점이 터지면 추격은 빨라질 것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