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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미완의 가격혁명'…車 유통구조 흔드는 온라인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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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미완의 가격혁명'…車 유통구조 흔드는 온라인판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 내 '더 뉴 아베오' 광고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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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자동차 업체들이 하나둘 인터넷 자동차 판매 경쟁에 뛰어들면서 유통구조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딜러 중심의 전통적인 판매 경로와는 다른 방법이라는 점에서 변화의 바람이 미풍에 그칠지, 태풍으로 이어질지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온라인 판매가 세계적 흐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국 현실상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쇼핑의 무한 질주가 자동차 판매 시장마저 흔들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온라인 시장 뛰어든 업체=최근 한국GM 쉐보레는 브랜드 도입 이래 최초로 국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에서 '더 뉴 아베오' 10대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판매는 한국GM 본사와 옥션이 직접 제휴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오픈마켓이 차량제조 본사와 협약을 맺고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 구매는 오는 26일 개설되는 옥션 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차량 선택 후 계약금(200만원)을 결제하면 배정된 담당 '카매니저'를 통해 세부 옵션 등을 선택하고, 최종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도 딜러 중심의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를 절충한 반(半) 온라인 구매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시장에 변화를 알렸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선택한 고객이 직접 사이트를 방문해 기본적인 차량 정보를 살펴보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이후 원하는 트림과 옵션, 색상, 차량 인수지역 등을 직접 선택해 온라인 견적을 산출한다. 본인 인증 과정을 거치고,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하면 마무리되는 방식이다.


◆온라인 판매, 저렴해질까?=우선 한국 자동차 회사들의 가격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완성차 업체가 직영으로 대리점을 운영하거나 대리점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이지만, 외국은 보통 완성차 업체가 딜러들에게 차량을 넘기면 딜러들이 차량을 판매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할인에 있어 외국은 딜러의 입김이 강한 편이다. 한국은 '원프라이스(One Price)'제도로 완성차 업체가 매월 정하는 공식 할인 이외에 추가 할인을 받기 어렵다. 다만 어느 대리점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차량 구매자 입장에서 현재의 제도는 장단점이 있다. 번거롭게 발품을 팔거나 협상을 하지 않아도 어느 대리점을 가든 비슷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하지만, 외국처럼 딜러 간 경쟁으로 할인혜택을 보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온라인은 '저렴함'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제작자-판매자-소비자로 이어지던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중간단계인 판매자를 생략하고, 제작자-소비자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게 온라인 판매의 특징이다. 판매자를 거치지 않는 만큼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도 이 같은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가격정책을 고치지 않는 이상 온라인 판매를 통한 할인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견해다. 현재 원프라이스 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온라인 차량에만 할인해줄 명분이 없다는 얘기다. 할인을 해주면 영업점 판매와의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고, 제값에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수입차 업체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유통 채널을 넓히는 차원에서 온라인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BMW는 46개, 벤츠는 38개, 아우디는 35개의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유통 경로가 활용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대리점별로 동일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기업 입장에서는 조율이 쉽지 않다"며 "신차 홍보나 재고 처리 등 깜짝 세일 목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겠지만 연중 할인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격구조가 흔들리면 결국 소비자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 믿을 수 있나?=재산의 일부인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이다. 차를 사기 전에 가격, 브랜드, 성능, 디자인뿐 아니라 보험료, 연비 등 유지비와 나중에 되팔 때 중고 가격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모든 것을 챙긴다. 영업점을 들락날락하는 이유도 직접 판매사원을 만나 궁금한 것을 묻고 또 묻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에선 소비자들이 이런 적극적 활동을 하기에 제약이 있어 신뢰를 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만원을 넘는 차를 구매하면서 업체가 알아서 업무를 처리할 것으로 소비자가 믿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신뢰도를 쌓기까진 업체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있었던 소셜커머스 티몬과 영국 럭셔리 자동차 재규어 사태는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드러냈다. 티몬은 재규어를 700만원 할인한 가격에 내놨다. 단순히 수입 신차를 온라인에서 소개하는 게 아니라 결제를 거쳐 실제 구매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사례는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에서 티몬이 처음이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티몬이 "온ㆍ오프라인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하겠다"고 약속하자 사이트에 재규어가 소개된 뒤 약 3시간 만에 준비한 4000만원대 고가 자동차 20대가 완판된 것이다.


그러나 거래 과정에서 티몬과 재규어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 두 업체를 중개한 중고차 매매업체 SK엔카 사이에 명확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온라인으로 차는 팔았지만 고객에게 줄 차는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업체 간 옥신각신 다툼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 결국 유령차 논란으로 무더기 계약취소가 일어났고, 고객에게 인도된 차량은 단 1대에 불과했다.  


◆딜러 반발 후폭풍=소비자 입장에선 온라인으로 싸게 살 수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다만 그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는 영업점 판매사원이 늘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전국에 1500개 이상의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GM 역시 전국에 300여개 대리점을 가지고 있다. 전국 2만5000여명 판매사원들은 생존권 문제로 온라인ㆍ홈쇼핑 자동차 판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 TV홈쇼핑에서 국산 차를 팔 수 있도록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이 추진되다 실현이 불투명해진 것도 국내 완성차 판매 대리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 영업 노조는 홈쇼핑 국산 차 판매가 '영업 노동자들 죽이기'라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정부 청사 항의 방문은 물론 판매지회 연대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


업체들은 직원들도 생각해야 하고 소비자도 고려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다. 영업망이 촘촘한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판매사원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고 온라인 선결제 후 직원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홈쇼핑 등 구매경로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소비자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은 일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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