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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강성노조③]빈번한 점거파업…협력사 눈물만 쌓인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3초

[대마불사 강성노조③]빈번한 점거파업…협력사 눈물만 쌓인다 성과연봉제에 반발한 금융노조가 지난 7월 은행회관에서 파업결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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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자동차와 조선, 금융 등 전 산업에서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강성으로 분류되는 상급노동단체가 개입된 곳은 거의 대규모 파업과 직장점거 사태로 이어진다. 직장점거 파업은 개별 회사의 경제적 손실을 넘어 협력업체들에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난 8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불법적인 직장점거 문제를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점거의 법적 문제점에 대해 임동채 변호사는 "현재 대법원은 직장점거가 전면적ㆍ배타적이 아닌 부분적ㆍ병존적이면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노동계는 이를 이용해서 주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일단 직장 점거를 한 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점거를 지속하면서 기업의 생산마저 방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그러나 "직장점거는 원칙적으로 쟁의행위권의 행사범위를 이탈해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 및 기업시설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면서 "여러 선진국도 직장점거는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이므로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반면 국내 판례는 직장점거의 인정범위를 넓혀 기업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법원도 직장점거는 원칙적으로 위법이라고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기업에 대해서는 "비록 정부의 공권력 투입 등이 미온적일지라도 즉시 형사상 및 민사상 조치를 취하고 동시에 기업 자체의 징계권을 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법원은 불법적인 직장점거에 대해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하며, 검찰 등은 불법적인 직장점거에 대해서 신속히 공권력을 투입해 불법행위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업 중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직장점거 파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조합의 폐해는 쟁의행위 기간에 대체근로나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도급을 금지하는 노동법에서 기인한다"면서 "이러한 조항은 세계에서 오직 한국과 말라위에만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사용자의 영업권을 대등하게 보장해 주기 위해 쟁의행위 기간 중 참가자에 대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그렇게 되어야만 노사관계가 시장기제에 의해 견제되고 균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유럽에서 노동조합을 관통하는 정신은 기본적으로 자조(상호공제)와 계급, 지역, 산업, 직업 차원의 연대 단결을 통해 기업·공장의 경계를 뛰어넘어 근로조건의 표준을 형성하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한국 노조의 철학, 가치, 행태는 전후방 가치생산사슬에 종사하는 다수 근로자를 조직하지도 않고, 조직 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원청,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계급, 산업, 업종 차원의 연대 없이도 원하는 것을 거의 따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연대를 해 산업, 업종 차원의 직무에 따른 근로조건의 표준을 만들면 자신들의 요구를 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한국의 노조는 초과이윤 쟁취(배분률 상향)에 열을 올림으로서 시장생태계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킨다"면서 "성과 배분을 요구할 때는 주주처럼 행세하고, 경영 실적에 대해 책임져야 할 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처럼 행세함한다. 결과적으로 양극화의 촉진자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노조의 대종은 공공성을 팔아 자신들만의 이익을 탐하는 한국에 즐비한 수많은 지대추구 집단의 하나"라면서 "한국의 노조가 공장담벼락을 뛰어넘어 폭넓은 연대를 추구하는 명실상부한 산별노조로 진화하도록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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