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외모에 남다른 기량, 파격적인 클럽 세팅 '포스트 타이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괴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ㆍ사진)가 2016/2017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입성했다.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캔터버리골프장(파70)에서 끝난 웹닷컴(2부)투어 '파이널 1차전' DAP챔피언십(총상금 100만 달러)을 제패해 가볍게 시드를 확보했다. 지난 4월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공동 21위로 '베스트 아마추어'에 올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선수다. 곧바로 프로로 전향해 데뷔전으로 선택한 RBC헤리티지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연착륙에 성공했다.
디섐보는 특히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클럽 세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언의 경우 보통 번호가 낮을수록 샤프트가 길지만 디섐보는 예외다. 3번부터 웨지까지 10개 클럽 길이가 37.5인치, 무게 280g으로 똑같다. "호머 켈리가 쓴 '골핑머신'이라는 책에서 똑같은 궤도로 스윙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그래서 샤프트를 같은 길이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클럽의 라이와 바운스 앵글도 같고, 로프트만 클럽에 따라 차이가 있다. 3번 아이언이 20도, 4번 24도, 5번 30도 등이다. 실제 동일한 공의 위치와 셋업, 스윙을 추구한다. 클럽에 관계없이 모든 스윙이 같은 플레인이라는 이야기다. 임팩트 과정에서 손목 로테이션이 없다는 게 특이하다. 디섐보는 "나는 과학자"라며 손수 고안한 클럽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톡톡 튀는 스타일 역시 매력이다. 벤 호건(미국)을 연상시키는 헌팅캡을 선호한다. 귀공자 스타일의 얼굴에 뛰어난 기량, 여기에 뛰어난 패션 감각까지 가미해 '여심'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미국인들에게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PGA투어가 의도적으로 '디섐보 띄우기'에 앞장서는 이유다. '포스트 타이거' 등 각종 수식어가 붙고 있는 디샘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