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맨체스터 더비에는 복수극 두 가지가 있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케빈 데 브라이너.
둘은 상대팀 감독에 창을 겨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FC바르셀로나 시절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포지션 문제로 싸웠다.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다. 데 브라이너도 같다. 그는 첼시 시절 조제 무리뉴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떠밀리듯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가 보란듯이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고 돌아와 무리뉴 감독을 겨냥했다.
데 브라이너의 판정승이었다. 데 브라이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가 터트린 두 골을 모두 만들며 맹활약했다. 이를 앞세워 맨시티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한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맨유를 2-1로 이겼다.
데 브라이너는 맨시티 공격의 중심이었다. 공간으로 향해 패스하고 뛰어들어갔다. 맨유 수비라인을 붕괴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내세우는 공간을 이용한 축구를 잘 구현해냈다.
그는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었다.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헤딩패스한 것의 착지 지점을 정확히 맞춰 공을 잡고 달려들어가면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6분에는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꺾어들어오면서 슈팅했다.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골문 앞에 있던 이헤아나초가 밀어 넣었다.
후반전에 맨시티가 맨유의 공세에 밀렸다. 역습이 대신 날카로웠다. 데 브라이너가 앞장 섰다. 후반 29분 르로이 사네가 앞으로 내준 패스를 데 브라이너가 논스톱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들어가지 않았다. 데 브라이너는 근육에 이상이 생겨 급히 교체 아웃됐다. 충분히 자신의 역할과 클래스를 보여주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반면 이브라히모비치는 아쉽기만 했다. 그는 최전방에 머물렀지만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했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웨인 루니의 프리킥이 골키퍼의 실책으로 흐르자 이를 오른발로 차서 만회골을 넣었다. 이후 자세가 어려워도 슈팅을 하는 집중력을 보여줬지만 공은 골문을 자꾸 외면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안 풀린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