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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시 반년]반짝열기 식은 ISA…"투자할 상품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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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형 ISA, 3월 14일 출시 이후…은행·고객 '시큰둥'

[ISA 출시 반년]반짝열기 식은 ISA…"투자할 상품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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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김민영 기자] "투자할 만한 상품이 많지가 않아서요. 죄송합니다."

8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은행 지점. 직장인 김 씨(27·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탁형 첫 상품 만기(3개월)를 끝내고 다른 투자상품을 찾던 중 은행원의 말에 고민에 빠졌다. ISA 계좌에 넣을만한 상품이 마땅찮았기 때문이다. 은행을 바꿀까도 고민했지만 상품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김 씨는 "여러 금융 상품을 넣고 자산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 해놓고 막상 상품이 없으면 어쩌란 말이냐"며 "3년 기간을 못 채워서 비과세혜택은 못 받지만 계좌를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ISA를 출시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 14일 출시 이후 고객 모집에 열을 올렸던 은행들은 고객이 찾아와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에 투자상품을 찾던 고객들도 '반짝' 관심을 보였지만 혜택 조건이 까다로워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ISA는 소득에 따라 의무 가입기간(3~5년)을 채우면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수익 200만~25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재테크 통장'이다. 신탁형 ISA는 3월, 일임형 ISA는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1인당 전 금융사에서 1개만 만들 수 있어 초창기 은행들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일반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들을 내놓으며 고객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상품이 사라졌다. 은행 직원들은 현장에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저축은행 예금 상품만 추천하고 있다. 예·적금을 제외한 투자상품은 ELS외에는 찾기 쉽지 않은 탓이다.


A은행 직원은 "초반에는 저금리 상황이어도 전략적으로 만든 ISA용 상품이 있었다"면서 "이미 고객확보가 된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대금리를 많이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 신탁형 ISA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기예금의 경우 수수료가 커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0.1~0.2%포인트 가량 금리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은행 직원들은 시중은행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금을 추천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ISA를 위한 신규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B은행 ISA 담당자는 "ISA계좌를 만드는 것은 금융사당 1개씩만 가능해 자행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이득이지만 ISA에 들어가는 상품은 타행 상품만 있어서 적극적으로 팔아야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행 초반 불완전판매 우려 등이 제기된 점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을 실시하면서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것이다.


ISA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었다. 초반에는 우대금리 등이 있었던 상품에 가입하려 ISA 계좌를 열었다가 만기가 끝나 해지하는 경우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세제혜택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3년이나 5년이란 시간이 너무 길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직장인 남 모씨(38·남)는 "처음엔 세제 혜택 기간을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계좌를 만들었는데 수익이나 혜택이 많지 않아서 일반 정기예금으로 돈을 옮길까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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