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분야별 전문상담이나 강연, 무료진료 연계 은퇴어르신들의 사회 환원과 자긍심 고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전문직 은퇴 어르신을 모집해 재능기부단 '서초골든클럽'을 출범, 활동을 시작했다.
7일 오후 3시 서초구청강당을 꽉 메운 백발 성성한 노인들은 진행자 말처럼 금보다 귀하다는 서초골든클럽의 단증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다.
서초 골든클럽은 전문직에 종사했거나 현재 종사하고 있는 어르신 88명을 모집해 법률의료, 재무경제, 문화예술, 건축환경, 교육학술 등 5개 분야에 대한 오랜 전문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재능을 환원할 수 있도록 한 서초구의 효도정책 중 하나이다.
서초구의 60세 이상 어르신은 서초구 전체 인구의 16.4%를 차지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더 이상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주역이다. 진정한 효도는 그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반과 생활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이에 구는 만60세 이상 전문직에 종사했던 어르신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건축환경, 법률의료, 재무경제, 교육학술 분야로 나누어 신청을 받아 총 88명을 발굴해 어르신 재능기부단으로 선정했다.
이 기부단은 ‘서초골든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서초구 내와 관외에 걸쳐 강연이나 공연, 또는 전문분야 상담 활동까지 재능기부 방식으로 폭넓게 활동할 예정이다.
교육학술 분야에 지원한 임정재 어르신(여, 70)은 오랜시간 건강체조를 강의해 온 체조강사다.
임 어르신은 “서초구에서 20년 넘게 살면서도 우리 동네를 위해 아무것도 한 없는 것 같다” 며 “작은 힘이나마 필요한 곳에 보태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고 서초골든클럽 가입 동기를 밝혔다.
임정재 어르신과 옆자리라 친해졌다는 서초4동의 한 어르신(여, 69)은 종교단체에서 상담업무를 10년 넘게 해왔다고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상담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과정인 것”이라며 “그 동안 쌓아온 10년 넘는 상담 노하우를 가지고 주변의 힘들어하는 노인들이나 동생들에게 따뜻한 상담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구는 서초골든클럽 단원들의 재능기부 수요대상자를 연계할 뿐 아니라 단원끼리의 정기모임도 지원해 노후를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날 발대식 행사에서는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이 재능기부로 서초골든클럽 단원들의 소양교육을 맡아 진행해 어르신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서초골든클럽은 전문지식과 고학력 어르신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서초구만의 효도 정책 중 하나다. 구는 서초골든클럽 소속 88명의 어르신들의 분야별 정기모임을 주선하고 동주민센터와 학교, 복지관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소외계층이나 일반 구민을 대상으로 전문강연, 무료 진료, 법률·세무·진학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 재능기부단을 활용해 재능기부 수요처를 발굴하고 자원봉사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은퇴 어르신이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함께 나눔으로써 사회참여 욕구와 성취감, 삶의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의 특성을 잘 살린 효도정책으로 긍정적인 사회환원체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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