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파빌리온, 불법 운영 건물"…학교 측이 약속한 법률지원도 허상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지난 7월말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문제로 촉발된 이화여대 학내 갈등이 폭로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7일 현재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42일째 점거 농성중인 이대 학생들은 전날 가설건축물로 신고된 학내 건물 파빌리온이 현재 분양돼 카페 및 기념품 샵 등 판매시설로 이용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건축법 시행령 제15조에 따라 가설건축물인 파빌리온이 판매시설 등 분양을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대학생들의 이러한 고발행위는 지난 2일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예견됐다. 이들은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가 최 총장 사퇴를 묵인할 경우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품고 있는 의혹에 대해 국회 등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 밝힌바 있다. 마곡병원 건설, 이사회 회의록 삭제, 부총장 법인카드 유용 등이 그 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학교 측이 그동안 약속해왔던 법률지원과 의료지원도 허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변호사 선임을 원하는 학생들의 요청에 (학교는) 상담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며 "의료지원 역시 개인 신상 노출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관계자는 "파빌리온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운영되고 있다"며 "판매시설 역시 서대문구청에 허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러한 고발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긴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파빌리온 건물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파빌리온 건물이 불법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오늘 현장실사를 통해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수·교직원 감금 혐의를 받고 있는 이대학생을 두고 학생들과 경찰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5일 학생들이 7월 28일 농성 중에 경호 용역 20명을 부른 사실이 드러나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진 이후, 6일에는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소환 중에 강압수사로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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