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사회공헌 캠페인에 수백명 몰려…조기소진 가능성
품절대란 사태에 일별 판매수량 300개·1인당 3개로 한정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중국 현지에 있는 친구가 MCM 클러치를 5만5000원에 판다고 말해줘서 새벽 5시부터 와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제가 1번이에요."
7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만난 발리 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심양에서 온 여행객으로 한국 방문은 이번이 열번째다. 오픈시간까지 3시간가량 남았지만 백화점 앞에는 이미 20여명의 인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백화점 정문 곳곳에는 중국어로 적힌 레드 클러치 구매 안내서가 붙어있었다.
백화점 오픈 시간이 다가오자 수백명의 대기인원이 장사진을 형성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캐리어 부대가 눈에 띄었다. 군데군데 내국인 고객들도 하나, 둘 보였지만 대다수가 요우커였다. 대기줄은 200m 이상 이어졌다. 비교적 앞에 줄 서 있던 한 요우커는 "1개만 구매하려고 했는데 5만원대 MCM 클러치를 살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3개 정도 더 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CM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디자이너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은 레드키스 클러치가 품절 대란사태를 빚고 있다. 레드키스 클러치를 사회공헌 캠페인의 일환으로 오는 18일까지 2주간 한정적으로 5만5000원에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MCM 클러치의 경우 대략 35만~40만원대로, 5만원대 파격 행사는 금새 입소문을 탔다. MCM이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인만큼 대기인원의 대다수가 요우커였다. 백화점 오픈 시간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거나 수백m 대기줄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의 백화점들은 행사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백화점 방문객들과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밀려드는 고객들의 안전을 우려해 정문 입구 앞에 MCM 계산대를 마련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구매 고객에 MCM측은 일일 판매 수량을 1인 1개로 제한했다. 롯데백화점 정문을 지키는 보안요원은 "9시30분에 출근하는데 이미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며 "입소문을 타고 퍼지는지 3일전부터 대기인원이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구매현장 곳곳에서는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300명이라는 일별수량 제한선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이들의 입에서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MCM관계자는 "2주 물량치가 5일만에 동이 났다"며 "90%이상 팔려 현재는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워낙 인기가 좋아 행사가 조기종료 될 수 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분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MCM매장도 '임시품절' 카드가 내걸렸다. MCM매장 관계자는 "5일 30개 수량이 완판된 이후로 물량이 재입고 되지 않고 있다"며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약 판매에 대해서는 "판매 목적이 아닌 기부행사인 탓에 예약자 명단을 따로 만들어놓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득템의 기회를 노리고 온 직장인 이하나씨는 "MCM 클러치를 5만원대에 판매하다기에 반차를 내고 왔다"며 "MCM 클러치는 못줘도 20만~30만원, 백팩은 70만~300만원인 걸로 안다"며 뿌듯해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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