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1-6 패배 후 슬럼프
삭발하고 나서 안정감 되찾아
6일 시리아전서 실력 증명해야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진현(29ㆍ세레소 오사카)은 머리카락이 짧다. 박박 밀었던 머리가 자란 것 같다. 대표 팀 동료들은 그가 왜 삭발을 했는지 안다. 그는 명예회복을 원한다.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셀렘반 시에 있는 파로이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두 번째 경기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은 김진현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한두 경기 못했다고 바로 제외하면 인간미가 없다. 김진현이 이번에 활약해주기 바란다."
기대를 표현했지만 한 번 더 부진하면 퇴출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김진현은 지난 6월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한 스페인과의 평가전(한국 1-6패)에서 부진했다. 골키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실책도 많았다.
김진현은 그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검색하며 "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방을 함께 쓴 석현준(25ㆍ트라브존스포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코치진은 많이 도와주라고 했지만 어떤 말도 김진현에게 위로가 안 될 것 같았다.
소속팀에서도 흔들렸다. 7월 20일 이후 열린 정규리그 네 경기에서 열한 골을 내줬다. 김진현은 지난 8월 11일 열린 야마구치FC와의 원정경기를 하루 앞두고 삭발했다. 다음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세레소 오사카의 2-0 승리. 그 뒤 세 경기 2실점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상승세는 대표 팀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한국은 지난 1일 중국과의 홈경기에서 3-2로 겨우 이겼다. 후반 28~31분, 3분 사이 두 골을 내줬다. 수비수들이 실수했고 골키퍼의 기량이 부족했다. 정성룡(31ㆍ가와사키 프론탈레)이 선발 출전했으나 반응 속도가 느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순발력이 뛰어난 김진현을 선택한 것 같다. 이재성(24ㆍ전북)을 비롯, 중국과의 경기에 나가지 않은 선수들을 선발 기용할 전망이다. 대표 팀이 시리아를 제물로 2연승하면 다음달 6일 카타르(홈), 11일 이란(원정)과의 경기를 앞두고 좋은 흐름을 만들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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