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검거에 영향…댓글 시인 나타나기도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온라인에서 댓글로 소통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신조어 '댓글리케이션(댓글+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이 다양한 게시물에 자신의 생각을 남기며 타인과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댓글 소통을 잘 활용한 경우다. 생방송 진행 중 시청자들이 출연자에게 댓글을 남길 수 있게 만들어 실제로 대화 가능하다. 직장인 김명호(28)씨는 "다른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느낌이 강한데 마리텔은 출연자가 댓글에 반응해주는 덕분에 쌍방향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화형 댓글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잘 나타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안부 댓글이 넘쳐난다. 음식 사진을 올려도 그 아래에는 '잘 지내지?' 등이 달린다. 이 외에 자신의 고민을 올려 댓글로 답변을 구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모(25)씨는 "휴학 할까 학교를 계속 다닐까 고민하던 중 SNS에 고민글을 올렸다"며 "선배들이 댓글로 조언을 많이 해줘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에는 댓글이 집단지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 수사가 미제로 마무리 되려고 하자 분노한 네티즌들은 댓글로 각종 정보와 의견을 내놨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일하는 시민이 또 다른 CCTV의 존재를 알린 댓글은 물론 CCTV영상을 분석해 올린 댓글들이 범인 검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댓글이 많아지니 본래 콘텐츠보다 댓글이 더 주목 받는 일도 생겼다. '제페토'라는 닉네임을 가진 네티즌은 '댓글 시인'으로 유명하다.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업체에서 일하던 젊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용광로에 빠져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는 기사에 그는 조시(弔詩) 형식으로 댓글을 남겼다. 이 네티즌은 이후에도 각종 사회 이슈와 관련된 기사에 시를 써 댓글을 달았다. 그의 댓글에는 '댓글 보러 왔습니다'라고 적힌 대댓글들만 해도 여러 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댓글이 콘테츠를 생산한 사람과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쌍방향적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댓글 중 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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