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챔피언십 최종일 6언더파 몰아쳐 역전우승, 케이시 2위, 김시우 15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새 퍼터와 특별 과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승부수'가 통했다. 그것도 6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 보스턴TPC(파71ㆍ729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 최종일 6언더파를 몰아쳐 2타 차 우승(15언더파 269타)을 일궈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2승째, 우승상금이 153만 달러(17억원)다.
선두와의 격차가 6타 차나 됐지만 버디 7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아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해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 이후 무려 16개월 만에 PGA투어 무관의 설움을 털어냈고, 페덱스컵(PO) 랭킹을 4위로 끌어 올려 3차전은 물론 최종 4차전에서는 '1000만 달러의 잭팟'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매킬로이에게는 특히 홀 당 평균 퍼팅 수 1.60개의 '짠물퍼팅'이 고무적이다.
'아킬레스건'이 바로 퍼팅이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아예 수술을 통해 '매의 눈'을 장착했고, 지난 4월 첫 메이저 마스터스에서는 왼손이 아래로 가는 '크로스 핸디드(cross-handed)' 퍼팅 그립을 채택했던 이유다. 소속사 나이키골프가 지난달 초 "골프용품사업을 중단한다"고 선언하자 지난주 더바클레이스에서는 곧바로 타이틀리스트 스카티카메론 퍼터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퍼팅코치 필 케년(잉글랜드)을 영입해 '쪽집게 레슨'을 가미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첫날 1.77개에서 둘째날 1.50개, 셋째날 1.54개, 마지막날 1.60개로 그린플레이에서 무려 5.3타의 이득을 봤다. 이날은 8번홀(파3) 5.4m 버디에 이어 12번홀(파4) 6.7m 버디, 16번홀(파3)에서는 무려 22.6m 거리의 첫 퍼팅을 홀 0.7m 지점에 바짝 붙이는 등 남다른 퍼팅 능력을 과시했다.
2012년 이 대회에 이어 3차전 BMW챔피언십에서 'PO 2연승'을 수확한 짜릿한 추억까지 있다. 당시 4차전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에 그쳐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에게 페덱스컵을 넘겨줬던 아픔을 씻을 호기다. 매킬로이 역시 "첫날 부진으로 '톱 10'을 목표로 삼았는데 우승을 차지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퍼터를 바꾸고 퍼팅 코치를 교체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두로 출발한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반면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오히려 2타를 까먹어 2위(13언더파 271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더바클레이스 챔프 패트릭 리드(미국)가 공동 5위(10언더파 273타)에 올라 PO 랭킹 1위를 지켰고,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공동 15위(8언더파 276타)에서 3차전을 기약했다. 한국은 김시우(21ㆍCJ대한통운)가 이 그룹에 합류해 PO 랭킹 18위로 넉넉하게 3차전에 진출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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