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요리올림픽②]떡볶이 세계화? 정부가 꿈깨야 하는 이유

시계아이콘02분 4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국가대표팀의 뼈아픈 지적 "우리 한식의 위대함 알리겠다고? '입맛의 벽' 넘는 전략은 있는지"

[요리올림픽②]떡볶이 세계화? 정부가 꿈깨야 하는 이유
AD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떡볶이는 전통 음식이지만, 젊은 층도 거부감 없이 즐기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쌀 소비가 줄어들 때마다 밥을 대체할 수 있는 가공식품으로 거론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주장이 '떡볶이 세계화'다. 떡볶이 산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외치기 시작한 정부는 이명박 정부였다. 떡볶이 프랜차이즈화와 수출에 목청을 높였다. 국제 떡볶이 페스티벌이 열리고 외국 현지에서 설명회도 가졌다. 국내서도 '떡볶이에 색을 입히다'라는 이름으로 음식축제가 열렸다. 또한 떡볶이 연구소가 생겨나고 세계화를 위한 메뉴 개발에 공을 들인다. 심지어 떡볶이의 영문발음이 글로벌하게 통용될 수 있도록 '토포키(TOPOKKI)'라는 네이밍이 고안되기도 했다.

현정부 들어서도 떡볶이 붐업은 계속됐다. 2012년 박근혜대통령은 무역투자 진흥회의에서 인도네시아와 200만 달러 쌀떡볶이 수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을 거론하며 쌀의 가공식품화 수출을 독려했다. 올들어 '한식세계화'의 이상징후에 대한 지적들이 구체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뉴욕 한식당을 열며 열정적으로 주도했던 일들이 도중하차했으며 결국 1200억원대에 이르는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음식이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그 생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들이 생겨난다. 떡볶이의 경우, 여전히 기업들의 수출 낭보가 없지 않지만, 지속적인 '식문화 수출'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리송한 게 사실이다.


[요리올림픽②]떡볶이 세계화? 정부가 꿈깨야 하는 이유 사진=룩셈부르크 월드컵에 출전했던 대표팀 당시 모습.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식의 떡볶이를 좋아하기 어렵다. 끈적끈적한 느낌에 익숙하지 않다."


독일요리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 조우현(54)셰프는 7일 이렇게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까닭은 2009년 태국 아시아 컬리너리(요리) 대회 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이 만든 떡볶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뤘다. 그가 함께 했던 팀이 만든 떡볶이는 우리가 아는 분식집의 매콤달콤한 떡볶이와는 달랐다. 토마토 소스를 기본 베이스로 하고 우리나라 전통 고추장을 20% 정도만 소스로 사용했다. 그리고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아스파라거스, 숏파스타, 새 송이 버섯을 넣고 마지막으로 조랭이 떡을 살짝 넣었다.


[요리올림픽②]떡볶이 세계화? 정부가 꿈깨야 하는 이유 조우현 독일요리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이 음식을 두고 생각에 잠겨있다.



그는 한식세계화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 입맛을 중심으로 한국 음식이 맛있다면서 세계화를 꿈꾸는 건 어리석인 일일 뿐이다. 입맛과 문화가 다른데 맵고 달고 쫄깃한 떡볶이 드시라고 주장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정부가 그런 잘못된 논거를 가지고, 예산을 펑펑 쓰는 건 정말 속이 터지는 일이다"라며 떡볶이가 외국인들에게도 맛이 있으면서도 색다른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입맛이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85대15'론을 강조한다. 외국인들이 익숙한 입맛을 겨냥해 85%의 음식을 조리하고 한국적이면서도 새로운 맛을 15% 정도를 가미하면서 경험치를 높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그의 주장은 15%의 한국 떡볶이와 85%의 글로벌 입맛이 케미를 이뤄야 국제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5%만 해도 그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맛의 충격이니만큼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 익숙해질 때쯤, 한국적 특징을 강화해나가면 된다. 이것이 조셰프가 말하는 한식세계화 전략의 핵심이다.


싫어하는 맛을 좋아하라고 만드는 식의 '세계화'는 불가능하며, 좋아하는 맛을 기반으로 이색적인 맛의 새로움을 서서히 가미하는 전략으로 우리의 맛을 알리는 게 여러 국제 요리대회를 치러본 경험의 미립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글로벌화'된 한국요리나, 한국적 맛을 가미한 유럽식 요리를 내놓아 보니 외국인들은 반색을 했다. 분명 아는 재료지만 처음 접해보는 '한국식'향과 맛에 감탄한다. 조셰프가 불만인 것은, 한식 세계화의 생생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그들이, 정부의 한식 세계화 지원에서 전혀 소외되었다는 점이다.


조셰프는 "우리는 정부로부터 거의 지원받는 게 없이 순수하게 자비로 국제 경연대회에 출전한다. 민간 자격일 뿐인 우리가 '국가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만만찮은 경비를 들여 굳이 대회에 나가는 것은 한국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우리의 실력이 나라의 이름을 빛내고, 또한 개인적으로 쌓아 온 역량을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일은 즐겁다. 대회 출전을 위해 우리가 피를 말리며 만들어내는 음식은, 사실 '코리안 푸드'의 태극마크라고 볼 수 있다. 이 일이 국가의 무관심 속에서 오직 '우리만의 전쟁'으로 그치는 점은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은 나라에서 지원이 많다. 올림픽에 참가 한다고하면 월급을 주면서 4년 동안 준비시킨다. 싱가포르 선수들의 경우는 국가에서 지원해준 전용기를 타고오기도 한다.


외국선수들이 한국선수를 '크레이지 보이(crazy boy)'라고 놀리기도 한다. 통상 셰프 1명에 3명의 딜리버리(보조역할)이 붙는 외국선수들과 달리, 우리 선수들은 직접 아이스박스를 나르는 등 허드렛일까지 모두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여건 때문에 대회 참여 자체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국가대표팀 팀장 최보식(49) 셰프는 "한국 조리사들은 장점이 많고, 손 기술이 뛰어나고 섬세하다"고 말한 뒤 "국제대회에선 일본보다 실력이 좋으며 싱가포르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는다"고 소개한다. 그렇지만 독일이나 미국이 체계적으로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것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다. "우리는 이동거리도 멀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도 없어서 대회 때마다 불안불안하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2008년 요리올림픽 때엔 4000만원 상당의 식자재 및 도구 1톤이 세관에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돈도 돈이지만 꼼꼼히 준비해간 식재료와 음식들을 제로 상태에서 새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태에서 메달을 따내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세관 통과 문제는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만 한다면 쉽게 해결됐을 문제였다.


전상경(46)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교수도 거들었다. 그는 "한국음식은 그대로 세계화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국제대회에서 한식의 위상을 높이고 요리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한식 세계화의 첫걸음이 아니냐"고 물었다. 전 교수는 "대회를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조리사단체가 체계적으로 규합될 필요가 있고 정부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셰프들은 모두 올해 독일요리올림픽(IKA Culinary Olympic) 국가대표팀 선수들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107:05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