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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의 밥 경제]'PC방을 해야하나'…어느 일식집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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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행, 한달도 안남은 김영란法…외식업계 대안찾기 골머리
한끼 3만원시대, 특급호텔·한식당 직격탄
10만원 간장종기 저렴한 그릇으로 바꾸고
2만9000원 新메뉴개발에…업종 고려까지


[3만원의 밥 경제]'PC방을 해야하나'…어느 일식집의 고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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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화 주셨죠? 3만원짜리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은 최근 2만9000원짜리 저녁 특선메뉴를 내놨다. 정식 메뉴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고객들이 미리 별도 요청한 경우에만 이 가격대에 맞춰서 한상차림으로 내준다. 점심 코스메뉴는 2만8000원으로 1인당 식사비 3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위촉되지 않지만, 저녁에는 가장 저렴한 게 5만원대부터 시작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단골 대관담당자들에게만 '비밀스럽게' 특식을 내어주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앞두고 고급 한식당들과 특급호텔 식음료업장들은 '식사값 3만원 시대'에 대비한 활로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중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한식당들은 메뉴전환이나 업종변경 등을 고려하는가하면 특급호텔들은 '품위유지'와 '실속챙기기'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과천에서 고급일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업종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4여년전 2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10만원 코스요리를 주로 판매하는 일식전문매장을 열었지만, 최근 경기가 안좋아 메인홀을 제외하고는 '개점휴업' 상태인데다가 김영란법 타격으로 벌써부터 매출이 20~30%가량 더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스요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근원지'라는 색안경이 덧씌워져 영업하기 힘들다"면서 "건물을 팔고 타지역에서 PC방을 운영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 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업장을 내키는 대로 접을 수도 없는 특급호텔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뷔페 레스토랑의 경우 대부분 1인당 식사값이 10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는 10만5000원, 롯데호텔 '라세느'와 조선호텔 '아리아'는 10만2000원 등이다. 이에 일부 호텔들은 뷔페 레스토랑에서도 3만원짜리 코스를 만들어 전체 메뉴 중에서 일부만 골라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이색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뷔페 레스토랑을 제외한 일식당, 중식당 , 한식당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로 코스요리가 나가는 이들 업장에서는 3만원 이하로 메뉴를 맞추기 위해 새로운 메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단품 메뉴에 사이드를 끼워넣어 3만원 세트를 내놓는 식이다.


인천의 A특급호텔에서는 2인용 '짬뽕세트'를 구상 중이다. 이곳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짬뽕은 1인당 2만5000원. 김영란법대로라면 짬뽕 한 그릇만 주문해야할 판이라 호 텔 측은 이대로 가면 고객이탈이 생길 것이라고 판단, 짬뽕을 메인으로 한 세트를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 짬뽕(단품 2만5000원*2인=5만원)+탕수육(소ㆍ3만원)+아이스크림(1만원*2인=2만원)+커피(1만원*2인=2만원) 등으로 구성해 2인 6만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기존 판매가 12만원의 절반가격으로 파는 셈이다.


이러한 가격대는 '거품'을 빼면서 가능해질 수 있다. 예전에는 간장종기 하나에 5만~10만원짜리 고급그릇을 쓰면서 최대한 화려하게 테이블을 꾸렸다면 이러한 거품을 걷어내 음식값도 낮출 수 있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호텔의 진입장벽이 더 낮아지고, 가격거품도 빠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최대한 간결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야 3만원대 메뉴가 나올 수 있다"면서 "김영란법 대상자들이 주요고객은 아니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일반 고객들까지 3만원 이상의 식사는 꺼릴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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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B호텔도 3만원 이하의 메뉴를 준비 중이다. 당초 3만원대 코스메뉴를 내놓으려고 구상했지만 단품이 아닌 코스로 이 가격대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최종결론이 나, 현재는 단품 메뉴에 음료를 끼워넣는 식의 세트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판매할지는 미지수다. 타호텔들의 상황을 지켜본 뒤에 시류에 편승하겠다는 뜻에서다.


C호텔은 김영란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3만원 이하의 식사를 별도로 내놓지는 않을 예정이다. 하이퀄리티를 지향하는 호텔 주력고객들이 오히려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전체 식음료업장 고객 중 10%도 안 되는 층을 위해 위험부담을 떠안기는 어렵다"면서 "호텔은 '이미지'가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일정부분을 포기하고 기존의 식음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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