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 전부터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경기를 30분 앞두고 슈팅 연습을 했다. 지동원은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탄력 있는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때부터 그의 맹활약은 예고하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축구대표팀의 걱정은 원톱이었다. 가장 앞에서 뛸 공격수가 없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은 걱정 없었다. 그는 원톱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을 만들고 그 효과를 봤다.
지동원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리그 1차전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사실상 3도움으로 한국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은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을 소집하지 않아 정통파 원톱 공격수 없이 경기를 해야 했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원톱은 중요해 보였다. 중국은 수비벽을 단단히 세울 것으로 예상됐고 이를 뚫을 카드가 있어야 했다.
지동원과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 등이 거론됐지만 경기 당일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을 택했다. 지동원을 강하게 믿었다. 그는 "지동원이 20경기 이상 무득점이라고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뛴 시간은 10분도 채 안 된다"고 했다. 대표팀에서는 활약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지동원은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전반 20분 정쯔(36·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했고 그 공이 정즈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지동원은 좌우로 자주 움직이면서 수비수들을 끌어냈다. 후반 17분에 자로 잰듯한 크로스로 이청용(28·크리스탈팰리스)의 헤딩골을 도왔다.
후반 20분에도 지동원은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살짝 건드리면서 구자철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경기는 3-2 승리로 끝이 났다. 한국은 후반 막바지에 두 골을 내주면서 완벽한 승리를 놓쳤다. 지동원의 활약은 기대했던 대로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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