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직원을 사칭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에는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도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나이지리아인 E(34)씨와 카메룬인 M(30)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E씨는 지난 4월 난민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는 자신을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스위스 국적 사업가 집안의 외아들과 유산을 관리해 줄 한국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또 이 글을 아프리카와 무역을 해온 국내 업자들에게도 이메일로 보냈다.
E씨는 글을 보고 연락해온 김모(74)씨에게 40억 원에 달하는 유산을 외교행낭으로 국내로 들여오려면 운반비나 관리비 등이 필요하다며 총 6700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 M씨는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계좌에서 인출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의 한 신학대학을 졸업한 M씨는 '태양의 후예' '마담 앙트완' 등 주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E씨와 M씨는 이태원을 오가며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과 어울리다 서로 알게 돼 범행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메일 접속 지역이 인도 등 외국인 점과 피의자들의 집에서 위조지폐를 만드는데 필요한 물건이 발견된 점을 미뤄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한 국제금융사기 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