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사 속도 내는 檢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자살로 '롯데수사'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정강과 서울경찰청 차장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정강 압수수색을 통해 회계장부와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횡령 혐의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 서울경찰청 차장실 압수수색에서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수집했다.

정강은 우 수석 가족이 100%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로 앞서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측이 정강의 회삿돈을 차량 리스 비용과 생활비 등에 썼다는 의혹과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이 우 수석 측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임에 따라 우 수석과 관련한 수사기밀 누설 의혹을 받고 있는 특별감찰관실 등에 대한 강제 수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수사팀은 이에 앞서 28일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등 고발인을 불러 조사했다. 윤 대표는 우 수석 처가가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넥슨에 시세보다 고가에 매각한 의혹(뇌물수수)과 우 수석 처가가 경기 기흥 골프장 운영사 지분을 상속받을 당시 상속세 5000억원을 내지 않은 의혹(조세포탈), '주식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인사검증 부실 의혹(공무집행방해ㆍ직권남용) 등을 고발했다.

특별수사팀은 전날엔 우 수석을 수사 의뢰한 대통령직속 특별감찰관실 실무자를 불러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변경 관련 의혹 등을 수사 의뢰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검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한 우 수석 관련 증거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이르면 이번 주 중 관련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투자업체인 바이오업체 B사의 김모 대표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를 잇따라 구속하면서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언론인이 연루된 전 경영진의 '호화 전세기' 출장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수사가 속도를 냄에 따라 강만수ㆍ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에 대한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바이오업체 대표인 김씨는 강 전 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대우조선해양을 속여 44억원을 투자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남상태 전 사장이 투자를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강 전 은행장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박수환씨가 민 전 은행장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홍보ㆍ컨설팅 계약 등의 명목으로 특혜 계약을 맺고, 로비에 나섰는지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호화 전세기' 출장 의혹 등에는 모 일간지 고위 간부가 연루돼 있어 이 과정에서 수사가 언론ㆍ정계 등으로 확산될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