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박람회, 국내 190여개 업체 참석·참가인원 전년비 25%↑
희망퇴직 증가와 취업난 등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 고조
소자본 투자·복합매장·1인가구 특화매장 등 문의 증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초 열렸던 박람회 때보다 창업문의를 묻는 인원이 20%정도는 늘어난 것 같네요. 날씨가 워낙 무더워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반응이 높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가 열린 25일, 마카롱아이스크림 브랜드 한 관계자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창업상담을 마친 뒤,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서울 대치동 세텍(SETEC) 1ㆍ2ㆍ3 전관에서 '제3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열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아 외출자제 권고까지 내려졌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 희망퇴직 증가와 취업난 등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됐기 때문이다.
보통 하반기 프랜차이즈박람회는 매년 9월 가을에 진행하곤 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시기를 앞당겨 8월 중순에 열었다. 창업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프랜차이즈본사와 예비창업자들의 사업 기회를 늘리기 위함이었다. 올 여름 이례적인 폭염으로 예년보다 참여율이 저조할 수도 있었지만, 창업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190여개 업체가 참석, 올 3월 150여개 업체가 참석했던 것에 비해 26% 가량 늘어났다. 참가업체 뿐만 아니라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도 증가했다. 특히 1인가구 추세에 맞춰 내놓은 콘셉트 매장과 가격대비성능(가성비)를 내세운 브랜드를 중심으로 창업문의가 쏠렸다.
대형매장이 아닌 1인 샤브샤브 매장을 새롭게 내놓은 채선당은 올봄보다 창업상담이 4배 가량 늘었다. 허기환 채선당 영업부장은 "올초 열렸던 박람회에서는 상담문의가 36건에 그쳤지만 올 여름 박람회에서는 112건이었다"면서 "점포개발 의뢰만 8건을 확정받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은 5평으로 운영가능한 소형매장을 선보였다. 최근 테이크아웃형 매장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이를 겨냥해 내놓은 것. 스무디킹 관계자는 "소형매장 뿐만 아니라 개설비용이 1억원대로 10평 규모의 콤팩트형 매장에도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특히 예비창업자들은 복합메뉴를 판매하는 매장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주류전문점인 와바는 낮에는 까르보네, 밤에는 주류를 판매하는 콜라보 매장을 선보였으며 청년다방은 떡볶이 등의 분식과 아메리카노를 한 곳에서 판매하는 자사 콘셉트를 홍보하기도 했다. 청년다방 관계자는 "론칭 10개월만에 50개 매장을 열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억~2억원 대 투자금이 필요한 매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뜸했다. 30평 규모로 매장을 내야하는 한 주점브랜드 관계자는 "한 건도 문의가 들어온 게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창업상담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어 5000만원~1억원 미만의 소자본, 소형매장과 2억~3억원씩 들이는 대형매장에는 청년 예비창업자들,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몰리지만 정작 이 사이에 낀 금액대의 브랜드들은 '생계형창업'"이라면서 "은퇴 후 퇴직금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가 이에 속하는데 보다 신중하게 사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경기불황, 기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지난해 박람회 때보다 창업문의가 25%가량 늘었다"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이 실업률도 줄이고 경기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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