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코스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삼성전자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4.73% 오른 1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전일 대량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갤럭시 노트 7에 대한 기대감, 삼성전자 분할 가능성 등이 외국인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57% 오른 2055.4에 장을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외국인, 기관 수급 여건이 제한적인 만큼 삼성전자 쏠림이 코스피 상승동력을 약화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재차 2050선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 급등에도 코스피는 0.57% 반등에 그쳤다"며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타 업종이나 종목에 반대급부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삼성전자 독주시 코스피 등락비율(ADR)이 하락하면 이후 코스피 정체나 하락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 상승폭 확대로 코스피도 2050선을 넘었지만 장중 ADR 비율은 80%대에서 60%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 쏠림이 심화되면서 하락종목 수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전일 코스피 상승종목수는 329개, 하락종목수는 474개로 지난 3일(코스피 24포인트 급락, 하락종목수 556종목)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코스피 ADR도(20일 평균)도 전일 92.94%로 지난 17일 93.83%에서 하락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독주와 ADR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국면은 2012년 2~5월, 2013년 9~11월, 2015년 9~11월 세 번"이라며 "세 번 모두 삼성전자 급등세에도 코스피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고, 삼성전자 상승세가 주춤해질 경우 코스피 하락변동성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가 삼성전자를 따라가기보다는 삼성전자가 차별화 끝에 코스피와 키맞추기를 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독주 패러독스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