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최고가 경신에 힘입어 2050선을 회복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숨고르기에 나선 코스피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고려했을 때 박스권 탈출도 노려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로의 쏠림이 심해지면 오히려 코스피 체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삼성전자는 전날 하루 동안에만 4.73% 상승한 164만원을 기록했다.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의 상승이 다분히 시장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 등과 동시에 이루어진 매우 계획되고 집중된 상승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KOSPI200지수 선물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주식 선물에도 동시에 나타날 정도로 상승에 대한 확신이 매우 명확했다.
외국인에 의한 삼성전자의 주식선물 상승은 사실상 시장의 상승에 대한 거의 확실한 자신감이 표출됐던 것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KOSPI200지수 내 비중이 25%에 육박하고 가시적인 주식선물 순매수가 외국인으로부터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단기적인 베이시스 상승 상황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한동안 지수와 삼성전자의 강한 동조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조금 더 강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나마 상승 시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참고로 전날엔 외국인 KOSPI200지수 옵션까지 순매수 상황을 나타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다음주 국내 증시는 박스권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코스피는 2030~2080을 예상한다.
주목할만한 이슈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삼성전자 신고가 랠리 지속 여부다. G2 경기회복, 주요 제품가격 반등, 우호적 수급환경, 주주친화적 재무정책 변화, 밸류 메리트(12개월 예상 P/E 11.7배 VS 애플 12.6배) 등을 고려시 신고가 랠리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단, 삼성전자 외국인 러브콜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미국 외 중국 경기 모멘텀 강화가 선결과제다.
둘째로 오는 22~26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북한 기습도발 및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 고조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는 한주다. 통상 북측 전략적 도발은 주요 기념일 및 연합훈련을 전후해 발발했다. 5차 핵실험 강행 및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 단, 남북간 전면대치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도발 리스크의 시장 영향은 대체로 미미할 것으로 본다. 되려 부담은 사드배치와 역내 미국 영향력 확대를 이유로 다시 중국이 반한여론 몰이에 나설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남북 간 긴장감 고조에 따른 주요 방산주 반사수혜 가능성에 주목한다. 화장품을 제외한 중국 소비주에 있어서는 중립이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셋째, 26일 잭슨홀 미팅이다. 최근 경기환경 및 브렉시트 영향에 대한 판단과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스텐스를 가늠하는 자리다. 특히 관심은 옐런 의장 연설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연내 금리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으나 긍정과 부정이 혼재된 최근 미국 매크로 방향성을 고려할 경우 매파적 발언이 제기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삼성전자 사상최고치 경신에 환호를 보낼 수만은 없다. 코스피가 재차 2050선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 급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0.57% 반등에 그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타 업종이나 종목에 반대급부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전날 오후장에 들어서면서 삼성전자 상승폭이 확대돼 코스피도 2050선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장 중 등락비율(ADR)은 80%대에서 60%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로의 쏠림이 심화되면서 하락종목수가 많아졌음을 보여준다. 전날 코스피 상승종목수는 329개, 하락종목수는 474개였다. 하락종목수는 지난 3일 이후 가장 많다. 일간 차트 상으로도 ADR은 92.94%로 하락했다. 코스피시장의 상승구도는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코스피 시장에너지 또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급등 영향으로 전일 거래대금은 4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30분 거래시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5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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