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윤선(50·여) 전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이로써 조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 여성가족부 장관, 문체부 장관 등으로 세 차례나 중용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 대통령과 조 내정자의 인연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정계에 진출한 조 내정자는 당시 전국 지지연설에 나선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를 지낸 조 내정자는 2012년 19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선대위 대변인,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며 박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당시 조 내정자는 다른 수행인원과 달리 같은 여성으로 박 대통령을 그림자 처럼 수행·보좌하며 깊은 공감대·신뢰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내정자는 이런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박근혜 정부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또한 2014년 6월에는 여성으로서 사상 최초로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를 꿰차며 주목받는 '진박(眞朴)' 인사로 떠올랐다.
조 내정자는 특히 재임 중 미혼으로 부군(夫君)이 없는 박 대통령을 위해 종종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14년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당시에는 '영예수행원' 자격으로 영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의전을 담당해 화제를 낳았다. 당시 조 내정자는 펑 여사를 배려한 무난한 패션으로 '소프트외교'에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조 내정자는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안 정국 당시 처리과정이 지연되고, 국민연금 연계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했다. 선출직 공직과는 악연이 이어졌다.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낙마했고, 20대 공천과정에서도 진박으로 비박(非朴)계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과 서울 서초구갑 공천을 두고 맞붙었지만 탈락했다. 당시 조 내정자는 진영 의원의 탈당으로 무주공산이 된 용산 공천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거부했고, 총선 후 성신여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활동 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내정자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고, 장관·국회의원·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국정에 대한 안목을 토대로 콘텐츠·문화융성에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