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들고 곁에서 영어 통역·인터뷰 조언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리세광(31)이 리우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북한의 두 번째 금메달을 딴 16일(한국시간). 시상식을 마치고 올림픽 아레나 취재구역에 등장한 그를 한 여성이 동행했다. 키는 리세광(155㎝)과 비슷하고 나이는 서른 살 안팎, 흰 피부에 눈망울이 큼직해 인상이 선했다.
그는 외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리세광 옆에 서서 영어 통역을 했다. 가끔은 대답할 말을 리세광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북한에서 이 금메달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나"라는 질문에 이 여성이 "온 나라 인민들이 환영해 주실 것이다"라고 속삭이자 리세광이 그대로 답변했다. 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리세광이 "우리 사랑하는 조국에 더 많은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해서"라고 하자 재빨리 "감독과 선수들, 밀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해 달라"고 했다. 리세광은 곧바로 "나를 키워준 감독 동지는 물론 어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힘들 때마다 격려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한 외신 기자가 리세광에게 "정신력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고 묻자 이 여성은 "정신력이 제일 큰 힘이죠"라고 웃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여성이 목에 건 카드(Accreditation Card)에 영문 이름이 적혔다. 'Nam hui U'. '우남희'일 가능성이 크다. 직책은 '기술 담당(technical personnel)'으로 돼 있다. 손에 삼성(SAMSUNG) 로고가 적힌 휴대전화도 들고 있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신원을 묻자 리세광을 가리키며 미소를 짓더니 "같은 팀입니다"라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한국어를 통역하는 자원봉사자는 "(이 여성이)경기장에서도 계속 선수를 따라다니며 이런저런 조언을 하더라. 영어도 잘한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