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號 진로 바로미터…당직인사 어떻게 되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취임 이후 연일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당직 인사에서도 예상 밖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당직인사는 4·13 총선 패배이후 꾸준히 제기되어온 계파청산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어서 향후 이 대표 체제가 순항할지 가늠 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8·9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새 지도부는 이전과 달리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다. 또 대표의 당직 임명권을 강화해 당무를 총괄할 권한을 쥐어줬다.

이 대표는 "이제 당에 친박 비박 계파는 없고, 없기 때문에 그런 언급도 없게 할 것"이라며 "과거와 같은 (계파) 나눠먹기 인사는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당직 인선은 계파청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대에서는 비박이 완패했지만 아직 세력을 무시 할 수 없고 내년 대선까지 함께 가야하는 상황이다. 또 친박 일색의 인사를 시도할 경우 비박이 반발해 새로운 계파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화해의 제스처를 얼마나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가 임명 할 수 있는 당직이 20여개가 넘지만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사무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이 누가 되느냐다. 사무총장은 당무를 총괄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 참석할 수 있는 중책이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감안하면 더욱더 무게감이 실리는 직책이다.

이 대표는 주요 당직을 원내 인사가 맡아왔던 전례와 달리 원외 인사까지 두루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전대 기간 중 다른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선거운동을 진행해와 당직을 선물해야 할 '빚'이 없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도 변수다. 또 원내 현안에서 자유로운 원외 인사를 임명해 내년 대선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역안배도 당직인선의 중요한 변수다 현재 최고위원회는 TK(대구·경북) 출신의 강석호·조원진 의원이 있고, 충청에는 이장우·최연혜 의원이 각각 포진해 있다. PK(부산·경남)와 수도권 출신의 인사는 한명도 없다. PK와 수도권은 이 지역의 승부가 곧장 선거 전체의 승부를 가를만큼 중요한 지역이고 야권에서 지속적으로 공략에 나서는 곳이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현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때 임명된 박명재 사무총장과 지상욱·김현아 대변인 등을 임시 연임 시킨 상황이다. 당무 공백은 최소화 하면서 당분간 본인이 직접 당 안팎의 상황을 파악해 여유있게 당직 인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