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홈피 들어갔다 화병난다" 금감원 보안프로그램 50% 축소한다

금감원 금융관행개혁 과제로 '전자금융거래시 소비자 편의성 제고' 추진계획 발표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백신, 키보드 보안, 공인인증서, 개인방화벽…

김모씨는 A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짜증이 옴팡 났다. 정기적금 금리를 확인하고 싶어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보안프로그램을 깔아도 깔아도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문제지만 보안프로그램끼리 충돌해 PC가 먹통이 됐다. 결국 김씨는 전화를 걸어 A은행의 정기적금 금리가 얼마인지 물어봤다.

금융감독원이 복잡한 보안프로그램 설치로 은행 홈페이지 이용 시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홈페이지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50% 이상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메뉴 또는 기능에 따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시스템을 깔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1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 개선 유도사항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전자금융거래시 다양한 인증수단 활성화, ▲일회용비밀번호 이용시 불편사항 개선, ▲해킹 등 전자금융사고로 인한 불안감 해소 등에 주안점을 두고 금융소비자 불편사항을 개선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금융상품 소개, 부동산 시세 조회 등 단순 조회성 정보는 금융소비자가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쓸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금이체도 보안성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인터넷뱅킹을 하기 위해 10여개의 보안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일부 금융사 홈페이지에선 정보나 기능에 관계없이 무조건적으로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설치에 따르는 불편을 개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