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9전대] 이정현 대표 앞의 첩첩산중 …계파갈등·당청관계·대선준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이 9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정현 신임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서 총선 참패 이후 격랑에 빠졌던 당을 재정비 할 기회를 맞이했다. 새 지도부는 당 혁신과 계파 청산을 통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던 계파 청산이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여기 차기 지도부의 대부분을 친박(친박근혜)이 싹쓸이 하면서 갈등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려온 이 대표가 당대표에 등극하면서 당내 역학구도에서 친박은 여전히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신임 대표가 해결해야 할 첫번째 과제는 계파 청산이다. 20대 총선 패배 직후 충격에 빠진 새누리당은 '계파 청산'을 이번 전대의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각자 본인이 계파 통합의 적임자임을 자부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전대 경선이 진행 될수록 양측의 신경전기 깊어졌다. 경선 도중 터진 친박(친박근혜)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은 비박(비박근혜)의 반발을 불러왔다. 친박에서는 비박의 두차례 단일화와 당내 대선 주자들의 공개적인 지지선언을 문제 삼았다.

이 신임 당대표가 경선 기간동안 외친 계파 청산의 첫 과제는 당직인선이 될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전대 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고 당 대표가 주요 당직을 인선 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였다. 특히 당의 사무를 총괄하고 공천관리워원회에 들어가는 사무총장을 누가, 어떤 계파에서 가져가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이 누가 되느냐도 관심이다. 이번 전대를 통해 당 대표에는 친박인 이정현 의원이 최고위원에는 친박이 4명 비박이 1명이 당선된 상황이다. 최고위원을 친박이 장악한 상황이라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친박 위원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청관계의 재정립도 시급한 문제이다. 친박이 새누리당을 장악하면서 당청관계는 더욱 공고해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도 더 강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친박이 당권을 장악하면서 여전히 당이 청와대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경선을 관장하는 것도 이번 지도부의 중요한 임무이다. 이번 전대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공개적으로 비박을 지지해 친박의 반발을 샀다. 김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은 차기 대권 가도에서 당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친박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는 어려운 길을 만난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전대 이후 계파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자중지란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화합과 쇄신이 차기 지도부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