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명품 화장품 에스티로더 그룹과 '마찰'
두타 '심야시간 영업'…직원들 업무 피로도만 높여
하나투어, 면세점 실적 악화에 기존 사업도 휘청
경쟁 심화로 비용 부담 늘어 수익성도 '빨간불'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신규면세점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데다가 브랜드와의 갈등을 겪는 등 영업력이 서툰 흔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은 명품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 그룹과의 매장 이동건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에스티로더그룹은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 63에 지난 1일 오픈한 샤넬 화장품의 매장 위치를 문제 삼으며, 소속 브랜드의 판매직원 30명을 지난 5일 철수시켰다. 갤러리아면세점63에 입점한 에스티로더그룹 소속 브랜드는 크리니크, 맥, 바비브라운, 오리진스, 조말론 등 총 11개다. 이들은 갤러리아면세점 측이 샤넬 화장품에 지나치게 특혜를 줬다는 점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운영상의 편의 제공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한 판매직원들은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장충동 신라면세점 등으로 파견돼 근무 중이다. 갤러리아면세점 측은 "브랜드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갤러리아면세점63이 시내면세점 최초로 샤넬 화장품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데 집중한 나머지 경쟁사 에스티로더그룹과의 협상에 소홀했으며, 에스티로더 측도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 빚어진 촌극으로 평가했다. 큰 것을 취하려다 더 큰 것을 잃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전체 브랜드로 보면 크지만, 화장품 관련 매출 비중으로 보면 에스티로더와 비교할 수 없다"며 "샤넬 잡화를 유치하기 위해 면세점 측이 에스티로더그룹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안한 영업 행보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2분기 적자폭이 보다 확대됐다. 2분기 영업손실은 규모는 28억원으로, 이는 전분기보다 2배가량 커진 수준이다. 전분기 28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도 60억원 규모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신한금융증권이 부문별 영업실적을 추산한 결과 대전 백화점은 59억원, 제주 면세점은 7억원, 서울 면세점은 마이너스(-) 9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규리 신한금융증권 연구원은 "서울 면세점의 올해 총 영업적자는 296억원(상반기 179억원, 하반기 117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GT수수료(총 매출액의 22% 수준)등 마케팅 비용이 부담이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일 평균 매출은 7.2억원(기존 추정 7.5억원), 영업적자는 61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타면세점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차별화 방안으로 내놓은 '심야시간 면세점 운영'이 계획과 달리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심야시간대 면세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고, 본사측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만 높이고 있어 '계륵'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에스엠면세점을 운영하는 하나투어도 비슷한 분위기다. 기존 여행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시내 면세점이 모두 갉아먹고 있는 구조다. 하나투어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28억26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117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7월 하나투어의 아웃바운드 패키지 송출객수는 28만9338명으로, 전년대비 약 59.31% 성장했다. 항공권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약 32.40% 증가했지만 전체 실적 개선에 반영되지 못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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