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유도·펜싱 기대주 줄탈락
선수단 '10-10' 목표도 먹구름
진종오·김정환·구본길에 기대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충격을 숨기기는 어렵다. 금메달 세 개를 기대한 9일(한국시간) 애국가는 들리지 않았다. 양궁과 유도에서 금메달 기대주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여자배구도 러시아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우리 선수단이 내건 목표 '10-10(금메달 열 개 이상, 종합순위 10위 이내)' 달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남자 양궁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점수 2-6(29-27 27-28 24-27 27-28)으로 져 탈락했다. 에거사는 세계랭킹 29위로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33위를 한 선수다. 김우진은 예선에서 72발 합계 700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나 메달권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덜미를 잡혔다. 그는 "(결과를 보고)나도 놀랐다. 많이 준비했는데 이제 모두 날아가 버렸다"고 했다.
유도에서도 세계랭킹 1위가 탈락했다. 남자 73㎏급 최강자 안창림(22·수원시청)이 16강에서 벨기에의 디르크 판 티첼트(랭킹 18위)에게 절반으로 졌다. 그는 "긴장감이나 두려움은 없다"며 개막 전부터 금메달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여자 57㎏급의 세계랭킹 2위 김잔디(25·양주시청)도 2회전에서 떨어졌다. 홈 매트의 하파엘라 시우바(랭킹 11위)에게 절반패했다. 유도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금 2개·은 4개·동 2개)을 기대했으나 줄탈락에 망연자실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낸 펜싱(금 2개·은 1개·동 3개)도 주춤하고 있다.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한 김지연(28·익산시청)마저 16강에서 이탈리아의 로레타 굴로타에게 13-15로 져 탈락했다. 여자 에페와 남자 플뢰레를 포함해 아직 메달이 없다. 7일 여자 에페의 최인정(26·계룡시청)이 기록한 8강이 현재까지 가장 좋은 성적이다. 최병철 KBS 펜싱 해설위원(35)은 "특성이 다른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술이나 기술 변화가 부족했다. 초반부터 껄끄러운 상대를 만나는 등 대진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반전의 기회는 있다. 진종오(37·kt)가 10일 사격 남자 50m 권총 경기를 한다. 여자 25m 권총의 김장미(24·우리은행)도 메달에 도전한다. 11일에는 유도 남자 90㎏급 곽동한, 펜싱 남자 사브르의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이 출전한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12일(여자)과 13일(남자)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 한두 개를 추가하면 오름세를 탈 수 있다. 대회 후반에 태권도와 레슬링, 배드민턴 등에서 금메달 서너 개를 기대할 수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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