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좌우·중앙 공격 포지션 가능…컨디션 조절 후 8일 독일전 선발 유력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손흥민(24ㆍ토트넘)은 양발잡이다. 슈팅을 할 때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잘 찬다.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에서 기록한 열여섯 골 중 왼발로 여섯 골, 오른발로 여덟 골을 넣었다.
처음에는 오른발잡이였다. 왼발은 아버지 손웅정(54)씨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아 단련됐다. 손웅정씨는 손흥민이 여섯~열네 살 때 축구 기본기를 완벽히 익힐 때까지 실전 경기에 뛰지 못하게 했다. 이때 왼발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
커서도 습관이 됐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에 소집되면 훈련이 모두 끝난 뒤 기성용(27ㆍ스완지시티) 등과 슈팅 연습을 따로 더 한다. 이때도 오른발과 왼발을 섞어서 찬다. 손흥민은 "공격수는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슈팅 훈련을 한다"고 했다.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능력은 유럽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 선수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손흥민보다 먼저 잉글랜드에서 뛴 박지성(35), 이영표(39)도 양발을 잘 썼다. 토트넘의 마우리시리오 포체티노 감독(44)은 "손흥민은 양발을 다 잘 쓰기 때문에 포지션을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왼쪽과 오른쪽, 중앙 어디에서도 골을 노릴 수 있다.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46)은 "손흥민은 공격 포지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이 앞으로 할 일"이라고 했다. 손흥민도 "어느 선수와 호흡을 잘 맞춰야 하는지 비디오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도착해 올림픽팀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호주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16 인터네셔널 챔피언스컵 경기(토트넘 0-1패)에서 후반에 교체 출전, 48분 동안 뛰었다. 경기가 끝난 뒤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직행했다.
그는 리우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2년 전 브라질월드컵을 떠올렸다. 손흥민은 2014년 6월 27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출전했다. 한국이 0-1로 져 1무 2패로 탈락이 확정됐을 때 그는 눈물을 터트렸다.
"월드컵 때 흘린 눈물이 생각났다. 그때와는 다른 기분으로 왔다. 도착하니 이제 올림픽이 실감난다. 올림픽팀 동생들과 친구 같은 사이가 되겠다. 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야 하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흥민은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5일 사우바도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피지와의 C조리그 첫 경기에는 뛰지 않거나 교체 출전할 것 같다. 일주일 동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8일 같은 장소에서 하는 독일과의 두 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나선다. 한편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손흥민을 리우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 5인 중 한 명으로 꼽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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