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황희찬(20·찰츠부르크)의 질주에는 겁이 없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스웨덴의 수비를 얼어 붙게 만드는 클래스를 보여줬다.
황희찬은 3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한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한국은 스웨덴을 3-2로 이겼다.
최전방 원톱이었다. 대표팀은 약간 부상이 있는 석현준(25·포르투)을 대신해 황희찬을 가장 일선에 넣었다. 다른 유형이다. 주변 지역을 많이 뛰는 것은 같지만 석현준은 제공권 장악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황희찬은 2선으로 자주 내려와 돌파하고 연계플레이를 많이 한다.
비교적 늦게 합류한 황희찬의 컨디션과 호흡도 문제였다. 스웨덴과의 평가전은 이를 모두 확인해 볼 좋은 기회였다.
황희찬은 걱정을 모두 불식시켰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장기를 보여줬다. 돌파할 때는 황소 같았고 놀라운 개인기로 스웨덴 수비수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두 개 도움도 수비수 세 명의 견제를 이겨내고 만든 것이어서 놀라웠다. 황희찬은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들을 등 지고 공을 띄워서 키를 넘기는 개인기로 돌파, 문창진에게 패스해 골망을 흔들 수 있도록 도왔다. 후반 9분에도 황희찬은 순식간에 수비수 세 명이 모여들자 곧바로 류승우에게 패스, 류승우가 중앙으로 꺾어서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득점했다. 모두 황희찬의 발 끝에서 시작된 작품들이었다.
황희찬은 동연령대에서 피지컬이 좋다. 겁도 없다. 그래서 유럽팀인 스웨덴을 상대로 진가가 잘 보였다. 스웨덴의 체격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밀어 냈다. 황희찬의 어깨싸움에 넘어지는 선수들도 부지기수였다. 돌파도 과감했다. 후반 31~32분 수비수 한 명 정도는 가볍게 제치고 뛰어 들어갔다.
황희찬은 선발 원톱의 가능성도 밝혔다. 중계 중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석현준과 황희찬을 포지션이 겹치는데 어떻게 쓰느냐 했을 때 신태용 감독은 투톱, 4-4-2로 나설 때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원톱으로 나올 때 석현준이 전반전에 상대의 힘을 빼 놓은 뒤에 황희찬이 후반에 들어가서 마무리하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스웨덴전 전반전에 보여준 황희찬의 활약이라면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대표팀은 황희찬을 기반으로 문창진이 두 골, 류승우가 한 골 등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등 공격에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 한국은 31일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는 사우바도르로 이동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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