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가 기업공개(IPO)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29일(현지시간) 중국 IT 매체 신랑커지(新浪科技)에 따르면 바이두는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24억2000만위안을 기록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7억위안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2005년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순익 감소율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2억6000만위안으로 10.2%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합했으나 증가율은 최근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바이두의 2분기 실적 악화는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 부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의 지난해 매출 100억달러 가운데 광고 의존도는 94%로 절대적이었다. 의료 광고는 바이두 매출에서 20~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바이두가 추천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한 중국 대학생 사건이 알려진 것을 시작으로 불법 광고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바이두를 둘러싼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온라인 광고에 대한 규제 옥죄기에 나서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는 바이두의 의료 검색 광고를 온라인 광고로 분류하고 검색 광고로 벌어들인 매출에 3%의 부가세를 매기기로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바이두는 이날 3분기 매출이 180억4000만~185억8000만위안 사이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199억3000만위안)를 큰 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부가 바이두의 일부 핵심 서비스를 광고로 재분류한 탓에 세금 부담이 높아졌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헬러웰 애널리스트는 "검색 분야와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당국의 규제가 겹친 것이 바이두가 맞이한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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