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당 대표를 내주더라도 최소한 최고위원은 모두 가져온다는 전략 아니겠느냐."(새누리당의 친박계 중진의원)
당 대표를 놓고 당권 경쟁에 나섰던 친박계가 최고위원 독식으로 당 장악 전략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의 '8ㆍ9전당대회'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던 최고위원직에 이날까지 11명의 친박,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이 번갈아 벌떼처럼 출마했다.
친박계 대표주자로 거론되던 홍문종 의원이 지난 27일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권은 어차피 친박계가 쥐게 될 것이란 긍정론이 친박계 안에서 확산 중이다. 여당 전대가 친박ㆍ비박의 세 대결로 롤러코스터를 탄 가운데 친박계 의원 40여명은 같은 날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다음 달 전대에 출마하는 친박 최고위원 후보 5명 전원이 참석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전대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여성ㆍ청년 몫 포함)을 선출한다.
친박계는 청년 최고위원을 빼고 두루 후보군을 갖췄다.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로 불리는 대구ㆍ경북(TK) 출신의 조원진 의원을 비롯해 함진규, 이장우, 정용기, 최연혜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수도권ㆍ대구ㆍ충청, 여성 등 지역ㆍ성별로 균형을 이뤘다.
반면 비박계는 강석호, 정문헌, 이은재 후보만 이름을 올렸다. 여성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 의원을 제외하면 경북ㆍ강원 등 지역별로 치우쳐 있다.
판세는 친박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장우, 정용기 등 충청권 친박 후보들이 조만간 단일화에 나서고 여성 최고위원 경합에선 진박으로 꼽히는 최 의원에게 친박 표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한 4명 중 3~4명까지 당선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한편 이날 당권 도전을 포기한 친박계 홍문종 의원에 대해선 개각 포함설이 거론되고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홍 의원이 미래부 장관에 입각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불출마는 여론조사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날 공표된 국민들의 여당 당 대표 선호도에선 이정현(12.5%), 이주영(7.1%), 한선교(6.7%) 의원 등 친박계가 1~3위를 석권했다. 이들에 대한 교통정리에 실패한 가운데 홍 의원까지 나서 친박계 표를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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