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주 소비트렌드 변천사
나 자신을 꾸미는데 들이는 돈은 아깝지 않다 2001년 26.6% → 2016년 44.7%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외모에 신경 쓴다 …2001년 39.8% → 2016년 47.8%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자신을 위해 돈 들이는 것을 아깝지 않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15년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외모 관리가 중요해진 시대가 오면서 남성들도 자신에게 투자하는 그루밍족들이 늘어난 것이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경쓴다=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의식주'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겉모습이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74.1%가 우리나라에서는 옷을 잘 입어야 대접을 받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는 2001년 조사 결과(73.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옷을 잘 입어야 대접을 받는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남성(67.4%)보다는 여성(80.8%), 20대 이상(10대 59.8%, 20대 75.6%, 30대 80%, 40대 77.6%, 50대 77.6%)에서 옷 차림새의 중요성을 보다 많이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과거에 비해 외모관리에 신경을 쓰는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사람들(47.8%)이 2001년(39.8%)보다 증가한 것이다. 외모가 개인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태도는 10대(55.6%)와 20대(61.4%) 젊은 세대에게서 좀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01년에 비해 여성(2001년 42.9%→2016년 51.1%)뿐만 아니라 남성(36.8%→44.4%) 역시도 외모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이제 남성에게도 외모관리가 중요해진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실제 남자도 향수나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39.3%→53.8%), 남자가 염색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42.2%→57.4%)는 인식이 2001년에 비해 매우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을 위해 성형수술을 해도 괜찮다는 인식(32.7%→36%) 역시 소폭 증가했다. 남성(27.6%)보다는 여성(44.3%), 20대(45.6%)가 성형수술에 보다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꾸미는데 돈 들이는 것은 아깝지 않다=2001년과 비교했을 때 자기관리에 투자를 하고, 개성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커진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였다. 자기 자신을 꾸미는데 돈을 들이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소비자가 44.7%로, 2001년(26.6%)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40대 이상 중ㆍ장년층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자신의 외모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태도가 2001년보다 커졌으며, 여성(30.4%→51.5%)만큼 남성(22.8%→37.8%)도 외모관리에 비용을 들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부관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53.3%)도 15년 전(37.4%)보다 훨씬 많아졌다. 역시 여성(49.3%→65.4%)뿐만 아니라 남성(25.5%→41.2%)도 피부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했으며, 40대(33.3%→47%)와 50대(28.7%→50.6%) 중ㆍ장년층의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주목해볼 만한 변화였다.
전반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패션경향이 강해진 것도 눈에 띈다. 옷이나 구두 등에 뚜렷한 자신만의 개성이 존재한다는 소비자(42.9%)가 2001년 조사(32.1%)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옷이나 구두 등에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하다고 밝히는 경우가 많았으며, 2001년과 비교했을 때 그 변화 폭(24.7%→50%)도 가장 큰 특징을 보였다.
◆새로운 패션이나 유행은 곧바로 받아들이는 편=패션이나 유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도 뚜렷해진 변화였다. 2001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무슨 옷을 입는지를 눈여겨봤으며(51.5%→57%), 새로운 패션이나 유행은 곧바로 받아들이고(18.4%→30.6%), 유행에 따라 옷을 구입하려는(23.4%→34.9%) 경향이 커진 것이다.
매일 다른 옷으로 바꿔 입는다(43.9%→54.6%)는 소비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새로운 패션이나 유행을 곧바로 받아들이려는 태도의 경우 2001년에 비해 2016년에는 30대 이상 소비자에게서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패션에 대한 민감도가 모든 연령에서 비슷해진 것이다.
지금 뜨는 뉴스
브랜드의 파워가 약해진 것도 매우 주목할 만한 패션산업 분야의 트렌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 역시 좋다고 생각하거나(61.2%→48.4%), 넥타이나 핸드백 등은 역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지녀야 품위가 있다(42.9%→35.7%)는 인식이 15년 사이에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50대의 경우에만 의류는 유명브랜드 제품이 좋고(58.5%→64.8%), 넥타이나 핸드백은 유명브랜드 제품을 지녀야 한다(43%→42.6%)는 생각이 오히려 증가했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된 특징을 보였다.
비싸더라도 유명브랜드 옷을 구입한다는 응답(27%→27%)에는 변화가 없었다. 올해 조사에서 10명 중 3명(29.6%)만이 유명브랜드 옷을 선호한다고 밝힌 것만 봐도 브랜드의 영향력이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과거에 비해 주로 세일기간을 이용하거나, 할인매장에서 옷을 사고(68.3%→70.1%), 비싼 옷 한번을 사기보다는 싼 것으로 여러 벌을 사는(49.2%→52.1%) 소비 성향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