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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재정 역할 강조…"경기부진 대응 여력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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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재정 역할 강조…"경기부진 대응 여력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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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여야 의원 대상 조찬강연…"통화·재정정책·구조개혁 병행돼야"
'한국판 양적완화' 어려운 이유 "신흥국, 신용도 낮아 자본유출 고려해야"
"구조개혁의 주체는 국회와 정부…신속하게 진행돼야"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재정역할론'을 펼쳤다. 우리나라가 재정 여력이 있는 만큼 최근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본적인 경기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화·재정정책과 함께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회관에서 '최근 대내외 여건과 향후 정책방향'이란 주제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재정여건이 양호해 경기부진과 고용 위축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주요국의 재정 상태를 비교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소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재정 여력 추정치는 241.1%로 주요 11개국 가운데 노르웨이(246.0%) 다음으로 높았고 독일, 미국, 일본에 크게 앞섰다. 재정여력은 국가가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질 수 있는 채무의 최대치와 현 국가의 채무수준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여러 어려움에도 높은 대외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재정건전성 때문"이라며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경기부진을 타계하고 고용을 증폭시키는 데 재정이 역할을 할 만큼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우리나라의 재정 상태를 언급한 것은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날인 26일 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고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는 다음달 12일까지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완화정도가 과도하면 금융기관은 유동성리스크가 증가하고 가계와 기업은 부채가 확대되는 등 금융불균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할 때는 외국인 자본유출입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라 (한은의 통화정책이) 더디다고 볼 순 있지만 금융안정을 위해 이런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성장, 저물가 기조는 구조적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는 만큼 통화·정책 대응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구조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개혁은 단기적인 기업 구조조정 뿐 아니라 법제도의 정비, 기업가 정신 함양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운업 등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하며 지속적이고 일관성있게 추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개혁의 주체로 정부와 국회를 꼽으며 구조개혁은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타이밍을 놓치면 더 큰 댓가를 치뤄야하는 만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와 같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국회에서 시작된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 등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신흥국은 신용도가 낮아 자본유출의 위험이 크다"며 "현재 실물경제의 부진 정도가 그 정도(위기 수준)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제로금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여건에 대해서는 '저성장·저물가·고용부진'으로 정리했다. 그는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고,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하면서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도 2014년 초반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청년층 실업률은 10% 내외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의 대표 사례로 가계와 기업부채를 꼽으며 "선진국과 달리 가계부채가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운영자금을 주로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한계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제조업 성장동력의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도 구조적 문제로 꼬집었다.


이 총재의 국회 강연은 2014년 9월 이후 두번째다. 지난달 출범한 경제재정연구포럼은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을 공동 대표로 하는 국회의원들의 연구단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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