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오늘 열리는 서울-전북 경기 참관 가능성…부진한 김진현 등 대신 발탁 기회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FC서울의 수문장 유상훈(27)이 잇단 선방쇼로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을 부른다.
유상훈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 전북 현대와의 정규리그 홈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상훈의 경기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9월에 시작하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K리그 경기도 관찰한다. 유상훈은 점검 대상 일순위다.
유상훈은 지난해 9월 슈틸리케의 관심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는 달지 못했다. 그 때는 유상훈 외에도 좋은 골키퍼가 많았다.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 가장 입지가 탄탄해 보이던 김진현(29ㆍ세레소 오사카)이 지난달 1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애서 여섯 골을 내주면서 실망을 안겼다.
그러나 김승규(26ㆍ빗셀 고베)와 정성룡(31ㆍ가와사키 프론탈레)도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얻지는 못했다. 유상훈도 대표팀을 원한다. 그는 "대표팀은 모든 축구선수들이 꾸는 꿈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내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가능성이 있다.
유상훈은 지난 5월 25일 홈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16강 경기에서 두 차례 선방을 했다. 서울은 승부차기 7-6으로 이겼다. 17일 인천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34분 인천 공격수 케빈 오리스(32)의 페널티킥을 막았다. 서울이 2-1로 이겼다.
황선홍 감독(48ㆍ서울)은 유상훈 덕분에 서울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했다. 그는 포항을 이끈 2014년 ACL 8강,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유상훈의 승부차기 활약에 잇달아 막혔다. 황 감독은 "유상훈처럼 승부차기를 잘 막는 골키퍼는 처음 본다"고 했다.
그의 활약은 좋은 골키퍼가 귀한 국내리그에 큰 활력소다. 김승규, 정성룡 등이 일본 리그로 이적하면서 골키퍼 자원이 확 줄었다. 각 팀의 교체멤버급 골키퍼들이 스마트폰 메신저에 단체창을 만들어 "같이 넘버원이 되자"며 의기투합했을 만큼 주전이 될 기회이기도 했다.
유상훈의 무기는 강심장과 분석능력이다. 그는 "승부차기를 할 때는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경기 전에 상대 공격수들의 슈팅 방향과 페널티킥 습관을 관찰한다. 그들은 모두 내가 분석한 대로 찼다"고 했다.
1위 전북과 2위 서울의 경기는 유상훈에게 기회다.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수 구성을 마친 뒤 9월 1일 국내에서 중국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을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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